안양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박달·지식첨단산업단지 개발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노동자 집회가 안양시청 앞에서 11일 개최되었다. 이 지역에는 노루페인트, CJ프레시원, 코카콜라, 하이트진로 등 20여 개 기업이 위치해 있는데, 이번 개발 사업으로 인해 3천여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박달준공업지역 향토기업 노동자 연대’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는 폭설과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3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15년간 박달 준공업지역에서 일해온 A씨는 “15년 동안 땀 흘려 일해온 내가 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야 하느냐. 우리 가족들의 생계와 집 대출 문제까지 생각하면 앞날이 캄캄하다”고 울먹이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참석자 B씨는 “안양시가 개발 명분으로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아파트 짓고 분양권 팔려는 것 아닌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정작 우리 같은 노동자들은 희생양으로 내몰고 있다. 무작정 나가라고 하는 게 과연 맞는가”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노루페인트는 또한 연구소 건립 계획이 안양시의 첨단지식산업단지 조성과 동일한 목적을 지닌다고 강조하며,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기업과 지자체 모두 상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루측은 “신축 연구동은 첨단소재 및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라며, “2차전지, 스텔스 항공 도료, 친환경 소재, 그리고 상용화를 추진 중인 3HP’(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기반 화이트바이오 기술, AI 등 신기술 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안양시의 첨단지식산업단지 조성 목표와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향토기업 노동자 연대는 이번 개발이 노동자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 우려했다. 노동자 연대 측은 “노동자는 생존을, 기업은 지속적인 지역 경제 기여를 원한다. 안양시는 이 점을 간과하지 말고 양측의 의견을 수렴하여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