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정원 전직 간부 "尹, 홍장원에게 '정치인 체포' 지시했을 것"

2024-12-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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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첩사령관,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해 달라' 요청했을 가능성"

"홍 차장 거짓말할 이유 없다…당시 국정원장에게 보고했을 것"

"조태용 본인도 겁 났을 것…尹지시 거부 어려워 답변 미룬 듯"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장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왼쪽과 윤오준 제3차장이 대화하고 있다 20241120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장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왼쪽)과 윤오준 제3차장이 대화하고 있다. 2024.11.20 [국회사진기자단]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통화했는지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 간부 출신 인사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주장이 나왔다. 국정원 1급 간부였던 A씨는 재직 당시 홍 차장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퇴직 이후에도 국정원 직원과 교류해 내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8일 아주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이라며 "방첩사령관이 국정원에 협조를 요청하고 싶었으나, 국정원장과의 직접 소통이 부담스러워 평소 친분이 있는 홍 차장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홍장원 전 차장은 지난 6일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홍 전 차장이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전달하자 여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체포 대상자 명단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이 대거 포함됐다는 것이 홍 전 차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해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전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방첩사령관과 대통령이 자주 통화했을 것"이라며 "방첩사령관이 대통령에게 '홍 차장과 친분이 있지만, 내가 직접 얘기하면 효과가 없으니 대통령께서 먼저 전화해 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담당인 홍 차장에게 업무상 관련도 없는 지시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는 방첩사령관이 국정원장과의 직접 소통을 피하고 싶어 했다는 방증"이라고 부연했다.

홍 전 차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조 원장에게 보고했으나, 조 원장이 즉각적인 답변을 회피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조 원장 본인도 경우에 어긋나는 상황이라 겁이 났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윤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기도 어려워 답변을 미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A씨는 홍 전 차장의 정보위 증언과 관련해서도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며 "당시 상황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지만, 대통령의 지시라 원장에게 보고는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A씨는 홍 전 차장에 대해 "국정원에서도 주요 보직을 쭉 해왔는데, 사람이 괜찮더라"라며 "늘 'FM'(Field Manual)이었다. 대표 화랑상을 수상하는 등 강직한 성품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홍 전 차장의 후임으로 오호룡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임명했다. 국정원은 이날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휘 역량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안보 이슈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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