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해제에 이어 탄핵 국면이 이어지면서 연말연시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성수기를 맞아 꿈틀하던 소비심리가 정국 불안으로 다시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 백화점 4사(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와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는 탄핵 정국이 미칠 파장에 주목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대규모 집회 및 시위에 따른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에 대비하고자 본점을 중심으로 주차관리와 보안 인력 추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경찰서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주변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약 20주간 촛불집회가 이어졌던 상황을 복기하며 정상 가동 체제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도심 주변 매장부터 매뉴얼에 따른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들은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다중이용시설 밀집사고' 관련 대응 매뉴얼을 따르면서 일부 시위 장소 근처 매장의 차량 진출입이 어려울 경우 주차 관리 인력을 추가 배치할 방침이다.
저가 할인전을 펼치던 이머커스 업계는 이에 치명적인 소비 심리 위축에 주의하면서 연말연시 선물용 상품 판매, 설 선물 세트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SSG닷컴, 쿠팡, 홈플러스 온라인 등에서 간식용 가공식품 및 거래처 선물용 기획상품 세트,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상품, 겨울용 방한 상품 등의 판매를 진행 중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품목별 판매 순위나 매출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아 예정대로 연말연시 할인전 등을 추진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상품이 제때 잘 전달되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근거리 유통 채널인 편의점들은 집회·시위 예정인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심 인근 점포의 안전 대책 매뉴얼을 수립하면서 사재기 현상 등에 대응할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집회·시위 장소 인근 점포에는 생수와 같은 생필품과 즉석조리 식품, 방한용품 등의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물류·운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점주와 고객들의 안전과 더불어 필수 물품 수급에 중점을 두고 탄핵 정국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한편 계엄령 선포 직후 팝업 스토어 등 행사 관련 소식이 주춤했던 쇼핑몰을 비롯한 아울렛 등은 예정된 일정을 이어간다. 용산 아이파크몰의 와인 시음 행사나 롯데월드타워의 아이스링크장 개점, 롯데아울렛 '클리어런스 위크' 등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