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하방 압력을 받으며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버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이른바 ‘곱버스’가 고수익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7월 1일~11월 30일) 국내 지수와 연관된 인버스 ETF의 평균 수익률은 21.32%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인버스 ETF 평균 수익률(6.31%)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같은 기간 모든 ETF(842개)의 평균 수익률이 -1.33%로 집계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닥 지수를 역추종하는 상품도 두각을 나타냈다. 'KODEX코스닥 150선물 인버스'는 15.9%, 'KOSEF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4.84%, 'PLUS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4.8%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피 200은 해당 기간 각각 -12.22%, -15.25% 하락했다. 코스닥과 코스닥 150도 각각 -19.31%, -16.72%의 손실을 기록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부진, 이차전지 업황 둔화와 바이오 업종 불확실성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국내 지수의 하락폭이 커지면서 이를 역추종하는 곱버스가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반면, 미국 빅테크 기업이나 달러, 항셍지수, 중국 CSI 등의 글로벌 자산을 역추종하는 ETF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들 상품은 -15%에서 -1%대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며 국내 곱버스와 대조적인 성과를 보였다.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과 경기 불확실성, 대외 리스크 등 여러 요인이 국내 증시의 하락세를 지속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지수를 역추종하는 곱버스의 상승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초 기업 실적 하향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제한되고, 이로 인해 외국인 현물 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엔캐리 청산이 가세할 경우 단기 수급 충격은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버스 레버리지 ETF 투자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인버스는 기초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역추종하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변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곱버스가 단기 변동성을 활용한 전략적 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투자 전 구조와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할 것을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하락장에서 곱버스는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았지만, 섣부른 장기 보유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목적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망이 밝지 않지만 최근 증시 바닥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반등이 시작될 경우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버스 ETF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