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께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9만4000달러를 넘어섰다. 미 대선일이었던 5일 오전 7만 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35%가량 상승한 수치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맞물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거래소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코인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 기준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6일부터 19일 자정까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는 약 163조원으로 집계됐다.
업비트는 원화 마켓에서 일반 주문 시 0.05%, 예약 주문 시 0.139%의 거래 수수료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이를 단순계산 시 최소 700억원의 수익을 수수료로 얻은 것이다.
거래소들은 매출의 95% 이상을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거래량이 늘어나면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업비트는 자체 보유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뛰면서 무형자산도 급증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올 상반기 말 기준 비트코인을 1만4641개 보유하고 있다. 1비트코인을 1억2000만원으로 계산하면 비트코인으로만 1조7600억원어치를 갖고 있는 것이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9089개와 테더 926만4334개 등 알트코인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각 코인 보유량이 더 늘었을 수 있다.
업비트에 이어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 거래량도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2주 동안 67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업비트와 달리 빗썸은 쓰린 속을 달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진행한 무료 이벤트가 17일까지 진행되면서 실제 수익은 18일부터 발생했기 때문이다. 18~19일 이틀간 추정 수익은 2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빗썸 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 비트코인 127개, 이더리움 5386개 등으로 업비트와 자산 규모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비트코인만 놓고 보면 5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 자산 가치는 42억5000만원가량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