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이 쏘아 올린 유통업계 배송 속도 경쟁이 내년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업들이 당일·새벽배송도 모자라 주문 1시간 만에 물건을 전달하는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배송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내년 상반기 선보인다고 밝혔다. 다음 날 아침 도착하는 새벽배송부터 오늘배송, 내일배송을 비롯해 가구·가전 카테고리 대상 설치일을 지정할 수 있는 희망일배송 등 배송 서비스를 촘촘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지난 2022년 네이버와 손잡고 '도착보장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어 내년 네이버 배송 서비스에서도 두 업체 간 협력 체계가 공고해지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곳이 몇 곳 없는 데다 검증된 곳들과 내년에도 협력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럴 경우 물류업계 1·2위간 속도 경쟁은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송 속도전에 불을 지핀 건 쿠팡이다. 지난 2014년 쿠팡은 주문 후 다음 날 배송하는 로켓배송을 실시했다. 이후 2021년 국토교통부에서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한 쿠팡은 물류자회사 쿠팡 CLS를 통해 택배 시장에 진입했다. 쿠팡 CLS는 로켓배송을 무기로 빠르게 치고 올라와 물류업계 2위에 올라섰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쿠팡CLS의 택배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2.7%에서 지난해 8월 말 기준 24.1%로 급증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몸집을 키우자 다른 이커머스·물류업체도 배송 전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사촌지간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손을 맞잡았다. CJ대한통운이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기업인 G마켓과 옥션, SSG닷컴 배송 혁신에 나서 배송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높이는 윈-윈 전략에 나선 것이다.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평일 기준 오후 8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을 보장하는 '스타배송'을 지난 9월 말 개시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내년 초 주7일 배송을 핵심으로 하는 가칭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구 물동량이 느는 데다 이커머스 업계 2위 업체인 네이버도 배송 서비스를 차별화하면서 물류업계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