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새 생존 전략

2024-11-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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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부족 사태로 자동차 공급자 시장이 팬데믹 이전의 수요자 시장으로 돌아가면서 최대 황금기를 크게 누렸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크게 낮추고 있다.

    지금 중국 업체는 전기차 경쟁을 지나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혁신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치열하게 가격 할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중국의 신생 업체 중 일부는 파산했지만 이 전쟁의 패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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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남 기아 전 전무 기고

반도체 부족 사태로 자동차 공급자 시장이 팬데믹 이전의 수요자 시장으로 돌아가면서 최대 황금기를 크게 누렸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크게 낮추고 있다.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센티브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공장 폐쇄와 인원 감축을 통한 구조 조정과 함께 새로운 생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중국 업체들이 만든 메가 트렌드가 있다. 지금 중국 업체는 전기차 경쟁을 지나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혁신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치열하게 가격 할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중국의 신생 업체 중 일부는 파산했지만 이 전쟁의 패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중국 시장에서 얻어왔던 독일 업체와 신뢰성을 앞세우며 브랜드 파워가 강했던 일본 업체들의 위기감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보다 먼저 어려움에 부닥쳐있던 지프, 아큐라, 미쓰비시 자동차는 철수했고 현대차와 기아는 여러 공장을 이미 매각했다. 글로벌 OEM의 중국 시장 마켓 셰어는 2020년 64%에서 3년 반 만에 37%까지 떨어졌다. 이들은 공장 생산 인력 감축 단계를 지나 혼다와 닛산은 각각 50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축소하고 있고 최근 폭스바겐도 중국 공장 폐쇄를 검토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전기차 판매 캐즘 현상은 디젤 게이트를 극복하기 위해 일찍 전기차로 전략 변경했던 독일 업체 및 테슬라와 경쟁에서 지위를 유지하려 했던 GM, 포드 등은 전기차 전략 목표 달성 시점을 후행하고 있고 하이브리드 등 타 전동차 개발에 투자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환경 규제 대응 딜레마에 빠졌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캠프로 가세하면서 도요타 등은 미국 정치 동향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폭스바겐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체는 당장 내년부터 강화되는 유럽 이산화탄소 배출 가스 규제에 대응할 방안이 없어 천문학적인 벌금을 내는 대신 이 규제를 2년 유예해 달라고 강력한 로비를 하고 있다.

벤츠는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로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를 2달 만에 두 번이나 변경하면서 10~12%에서 7.5~8.5%로 낮췄다. 폭스바겐은 창업 이래 처음으로 독일 공장 폐쇄와 3만5000명의 인원 감축을 하지 않으면 정상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있다. 폭스바겐 그룹도 애초 6.5~7%였던 목표를 5.6%로 낮췄다. 

중국 시장에서 기술과 코스트 면에서 당면 BYD 등 중국 로컬업체를 대항할 무기가 없다. 폭스바겐 그룹은 판매 대수에서 도요타에 이어 제2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지만 현대차그룹에 역전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대차가 잘하는 부분도 있지만 폭스바겐 그룹의 부진 요인이 더 큰 편이다.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소프트웨어 개발 실패로 급하게 샤오펑과 상해 기차의 IM 모터(Motor)의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신차가 나오기까지 앞으로 2년 동안 보릿고개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클린 디젤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과 경쟁하려 했지만, 처참한 실패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하이브리드 기술 전략도 없다. 

보수적인 관료주의 문화로 의사 결정에 긴 시간이 걸린다. 사내에서는 독일어만 사용되는 등 다양성도 문제다. 엔지니어 1명당 제3의 회사로부터 1명을 붙여주는 연구 개발 체제는 최악의 효율성을 보여준다. 구조조정과 함께 이런 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독일 자동차 업체 신화 붕괴의 시작처럼 보인다.

과거 자동차 업체의 이합집산 형태는 규모의 힘을 가졌던 GM이나 포드 등 강자들이 경영난에 봉착했던 스즈키, 스바루, 볼보와 마쓰다를 흡수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도요타와 BMW, 현대차와 GM 그리고 닛산과 혼다는 미래 기술 개발 투자비 분담이나 양을 늘려 원가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글로벌 레거시 업체들의 새로운 생존 전략 형태가 되고 있다.
 
이순남 기아 전 전무 사진아주경제 DB
이순남 기아 전 전무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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