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 한반도 간담회'에서 "'미국 중심주의' '자국민 우선' '경제·민생 우선 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세계 어느 곳을 가나 사람들의 관심은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돼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 대외 정책도 미국의 국익, 자국민의 일자리, 미국의 산업 부흥 측면에 집중돼 있다"며 "(한국도) 국민과 국가의 이익 중심으로 실용외교로 전환을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고 의견을 더했다.
특히 이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민 중심주의'와 자신의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이 궤를 같이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며 "많은 사람들이 확실한 미래를 추구하게 되고, 거기에 방점을 둔 트럼프 진영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런 면에서 (트럼프의 자국민 중심주의와) 먹사니즘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한 것에 대해 "우리가 방위비 총액을 대폭 늘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해진 방위비에서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면 미국산 무기 수입 규모를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미봉남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외교안보 희생을 자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고 일정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북한 입장에선 한국 정부와 굳이 대화할 생각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자신이 '케미'가 맞을 것이라고 발언한 점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은 상인적 현실감각이 극대화된 지도자"라며 "현실주의자와 협상은 매우 어렵다. 매우 치밀해야 하고, 준비를 잘 해야 하고, 강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잘 맞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외신기자도 초청됐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타국을 침략해 수백만을 죽게 하거나 삶의 터전을 떠나게 만들면 미안한 게 정상 아닌가"라며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부족하다고 하면 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