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발언과 성범죄 이력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승리하자, 한국 페미니즘 운동 중 하나인 '4B 운동'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가 또다시 백악관에 입성하자 좌절에 빠진 미국 여성들이 한국의 4B 운동을 통해 반발심을 표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선 결과가 발표된 8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4b' '#4bmovement' '#4bmovementusa'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4B 운동에 대해 소개하거나 자신도 동참하겠다는 내용이다.
가디언은 지난 6일 구글에서 4B 운동 검색량이 450%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워싱턴DC, 콜로라도주, 버몬트주, 미네소타주에서 검색량이 많았다고 알렸다.
NBC는 "트럼프의 승리는 많은 여성에게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의 후퇴라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임신중지권 축소에 대해 강한 옹호 입장을 보였다.
여성 억압을 다룬 디스토피아 소설과 페미니즘에 대한 도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 이후 아마존닷컴에서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시녀 이야기’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도 인기를 끌었던 이 소설은 극우 근본주의자들이 집권한 가상의 미국에서 여성들이 억압받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이런 움직임을 조롱하거나 불쾌감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 남성 틱톡 유저는 "여성들이 4B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가 낙태를 금지하는 것보다 낙태율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며 “보수주의자들은 또 이길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