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 "정치를 오래하다 보면 다 앙금이 있다"며 "개인적 감정으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공동의 과업과 정치적 이익을 추구해 나갈 때 강력한 접착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직후 한 대표 관련 질의에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유능한 정부와 당이 되기 위해 같이 열심히 일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대표가 거듭 요구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관련해선 "김건희 라인이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치를 잘할 수 있게, 과거 육영수 여사처럼 청와대 야당 노릇을 했다고 하는데,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것을 마치 국정 농단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문화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다만 "고위직에 대한 쇄신은 국정 쇄신으로 연결되는 문제"라며 "실무자들이 자기 일 안 하고 엉뚱한 짓을 하면 계통대로 조사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다른 요구 사항인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는 "임기 초부터 몇 차례 말씀드렸다"며 "국회에서 추천이 오면 대통령이 임명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국회 일이니 내가 왈가왈부하는 게 맞지 않다는 얘기를 처음부터 했다"고 강조했다.
당내 계파 간 분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친한(친한동훈), 친윤(친윤석열)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 건가"라며 "그때그때 바뀌는 것이고, 그런 성향을 보일 순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이슈에선 서로 다른 면도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상황에 대해 지지율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는 뜻을 유지했다. 윤 대통령은 "축구선수나 야구선수가 전광판 안 보고 공만 보고 뛰고, 때려야 한다는 얘기를 선거 때부터 계속했다"며 "제 마음에 변화나 달라진 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사실 대구·경북(TK)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가 저를 만든 것이 아닌가 늘 그런 생각을 한다. 얼마나 아꼈으면, 또 얼마나 실망이 크시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3년째 추진 중인 4대 개혁과 관련해서는 임기 내 완수 의지를 재차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개혁에는 반드시 자기 이익에 배치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저항이 강하다"면서 "국가의 미래와 미래 세대를 위해 뚝심 있게 밀어붙여야 하는 부분과 국민들의 불편을 살펴가면서 해야 하는 부분들을 잘 구별해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제22대 국회 개원식에 이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배경에 대해서는 야당 측 태도를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은 "나는 국회를 굉장히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내년에는 꼭 가고 싶다"면서 "야당이 특검법을 추진하고, 동행명령권을 남발하는 것은 국회를 오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