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VIP 고객의 귀환 속도가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의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다만, 최근 한중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4분기에는 카지노 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가실 것이란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10월 파라다이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의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각각 5424억원, 3131억원, 1540억원을 기록했다.
GKL의 10월 드롭액은 전월 대비 12.7% 증가했지만, 순매출은 9월 대비 11% 감소한 30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드롭액이 늘었지만, 순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드롭액과 카지노 입장객 수는 전달 대비 각각 7.3%, 4.3% 늘었다. 그러나 이같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홀드율(테이블게임의 승률)이 같은 기간 4.1% 감소한 16.9%를 기록하면서, 순매출이 42억원이나 쪼그라들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VIP들의 수요 회복에 성장이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인 하이롤러(고액 베팅 고객)들의 귀환만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4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지노업계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그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한중 관계가 우호적으로 흘러가면서 4분기 실적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들어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찾는 VIP들의 발길은 늘고 있다. GKL의 10월 일본 VIP 방문객 수는 8만187명으로 전년 대비 2635% 폭증했다. 중국 VIP는 1554% 급증한 6만6477명에 달했다.
일본 VIP 고객이 주를 이루는 파라다이스도 올해 초부터 중국 VIP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10월 중국 VIP는 전년 대비 22.2% 늘어난 3793명에 이르렀다.
내년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예정돼 있는 등 한중 교류를 확대할 만한 이벤트들도 줄줄이 계획돼 있다. 통상 양국 관계 개선은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VIP의 수요가 비자가 필요 없는 제주 지역 카지노 또는 강력한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천 지역 카지노로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중국 인바운드 수요가 회복된다면 중국 VIP 모객에 강점이 있는 GKL의 드롭액 회복세가 가파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