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자 시중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되레 올리면서 예금·대출 금리 격차(예대금리차)를 확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이자 장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지만, 이를 타개할 묘책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2일 기준)는 연 3.35~3.55%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직후인 지난달 12일과 비교했을 때 상단이 0.2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예금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연 4.16%로 3주 전(연 3.88%)보다 0.2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과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하단 역시 3.99%에서 4.0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내리면서도 대출 금리는 올릴 수 있는 것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더라도 ‘부득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은 이와 같은 은행들의 대출 금리 인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예금금리는 내리면서 대출 금리는 올리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식의 사실상 이자장사이기 때문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에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 이익을 많이 내는 데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며 “은행이 과연 충분히 혁신했냐는 문제의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가계대출 관리방안 중) 금리 인상은 쉬운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은행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려 이자 수익을 거둬들이는 상황을 타개할 묘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올해 4월부터 매달 5조~6조원씩 불어난 데 이어 8월에는 증가 폭이 9조2000억원까지 확대되는 등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9월까지 40조9000억원가량 늘어나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 폭(37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결국 오랜 기간 통화긴축 정책이 이어졌음에도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패착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화긴축이 한창인 가운데서도 정부가 디딤돌 등 정책대출은 조이지 않고 풀어주면서 고금리 시기에 오히려 가계부채가 늘었던 게 직접적 원인이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을 압박해 실제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를 억누르는 등 정책적 효과가 반감됐다. 이 같은 엇박자 정책으로 가계부채 관리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 역시 정부의 엇박자 정책에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지난달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제시한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고금리 기간 가계와 기업 부문이 체질 개선을 위한 디레버리징을 더 이뤄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2일 기준)는 연 3.35~3.55%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직후인 지난달 12일과 비교했을 때 상단이 0.2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예금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은 연 4.16%로 3주 전(연 3.88%)보다 0.2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과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하단 역시 3.99%에서 4.0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예금 금리는 내리면서도 대출 금리는 올릴 수 있는 것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더라도 ‘부득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려 이자 수익을 거둬들이는 상황을 타개할 묘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올해 4월부터 매달 5조~6조원씩 불어난 데 이어 8월에는 증가 폭이 9조2000억원까지 확대되는 등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9월까지 40조9000억원가량 늘어나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증가 폭(37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결국 오랜 기간 통화긴축 정책이 이어졌음에도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패착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화긴축이 한창인 가운데서도 정부가 디딤돌 등 정책대출은 조이지 않고 풀어주면서 고금리 시기에 오히려 가계부채가 늘었던 게 직접적 원인이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을 압박해 실제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를 억누르는 등 정책적 효과가 반감됐다. 이 같은 엇박자 정책으로 가계부채 관리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 역시 정부의 엇박자 정책에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지난달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제시한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고금리 기간 가계와 기업 부문이 체질 개선을 위한 디레버리징을 더 이뤄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