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텃밭으로 일컬어지는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들어 지지율이 트럼프에 밀리는 조짐을 보이던 해리스가 막판 역전극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오와 현지 매체 데모이네 레지스터와 미디어컴이 현지 여론조사업체 셀저앤드컴퍼니(Selzer & Company)와 지난달 28~31일(이하 현지시간) 808명의 아이오와주 투표 의향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오차범위 ±3.4%포인트)에 따르면 해리스의 지지율은 47%로 트럼프(44%)를 3%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리고 후보 사퇴를 선언한 후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아이오와주에서는 대선 후보로 등재되어 있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미국 대선을 결정짓는 총 538명의 대의원 중 6명이 배정된 아이오와주는 당초 지난 2016년과 2020년에 트럼프가 연이어 승리를 거둔 것으로 이번에도 트럼프의 낙승이 예상되던 곳이다. 해리스 캠프 역시 아이오와주 유세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예상을 벗어난 것으로, 경합주도 아닌 아이오와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해리스가 우위를 점한 것은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평가이다.
셀저앤드컴퍼니의 앤 셀저 대표는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그녀(해리스)는 분명히 선두 위치로 약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와 성이 이 같은 수치를 설명하는 2가지의 가장 역동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설문조사 결과 여성, 특히 고령층 여성 및 정치적 성향이 독립적인 여성들의 해리스 지지도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지지율에서 우위를 점했고, 특히 고령 여성들의 경우 해리스 지지율이 63%에 달해 트럼프(28%)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압도했다. 65세 이상 남성의 경우, 해리스(47%)와 트럼프(45%) 지지율이 호각을 이루었다. 또한 독립 성향 여성 유권자들의 경우 해리스 지지율이 57%로 트럼프(29%)의 두 배에 달했다.
이미 부재자 투표를 통해 해리스에게 투표했다는 린다 마샬(79)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나는 출산 건강 및 여성이 자신의 헬스케어를 택하게 하는 그녀(해리스)의 정책을 좋아하고, 또한 그녀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구하고 법치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아이오와주는 2008·2012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이후 트럼프가 현지 보수 개신교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승리한 곳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로 인해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과 같이 인구 및 정치 성향 구조가 비슷한 중서부 다른 지역에서도 해리스가 예상보다 선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는 단 하나의 설문조사이지만 해리스가 다른 중·서부주 일부에서도 실제로는 성적이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 측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예외적 설문조사 결과"라며 에머슨대학과 리얼클리어디펜스가 실시한 아이오와주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트럼프가 53%의 지지율로 해리스(43%)를 10%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