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대표이사)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을 담은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또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현대면세점, 현대L&C, 지누스, 현대이지웰 등 주요 계열사 4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과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면서 큰 변화를 줬지만, 올해는 ‘조직 안정’을 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단연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현대홈쇼핑 회장 승진이다. 지난 2009년부터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 온 그는 지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4년 만에 회장에 올랐다.
정교선 부회장의 홈쇼핑 회장 승진은 정체된 홈쇼핑 사업의 돌파구를 직접 오너 일가가 책임지는 것을 뜻한다.
그룹 측은 “2009년부터 16년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온 정교선 부회장의 경력과 전문성에서 발현되는 통찰력과 추진력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신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홈쇼핑의 장기적 성장 전략 구상 및 추진에 매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교선 부회장은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보좌하며, 단일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2월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시킨 뒤 두 사람의 ‘형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교체된 주력 계열사 대표를 전원 유임시켰다. 더현대 서울 출점을 주도한 김창섭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과 현대바이오랜드의 이희준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현대퓨처넷의 김성일 대표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실적이 부진했던 계열사 대표들은 교체했다. 1992년부터 국내 주요 면세점에서 근무해 온 박장서 현대면세점 영업본부장은 현대면세점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현대이지웰은 박종선 상품운영본부장이 대표로 승진했으며, 종합건자재기업인 현대L&C는 이진원 현대그린푸드 푸드서비스사업본부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정백재 현대L&C 대표는 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 대표로 이동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재경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꾀했다.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사업 경쟁력 및 비용관리를 강화해 나간다.
현대백화점은 이커머스사업부와 디지털전략담당 산하에 뒀던 ‘온라인식품사업부’와 ‘뉴커머스플랫폼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없애기로 했으며 현대홈쇼핑은 '디비전'(Division)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