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구조 당국은 30일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95명이라고 발표했다.
말라가에서 발렌시아에 이르는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 29일 하루 동안 한 달 치 이상의 비가 내렸다. 스페인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서 2시간 만에 1㎡당 150∼200L의 비가 내렸다고 발표했다. 특히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내릴 비의 4배나 되는 양이 하루 만에 내렸다.
이번 폭우로 최악의 피해를 본 발렌시아 지역에서 70명, 인근 카스티야 라 만차에서 2명이 사망했다. 폭우로 인해 강이나 하천이 범람하면서 급류에 떠밀려 실종된 이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구조 과정에서 추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BFM TV에 따르면 이번 폭우는 이 시기 이베리아반도에 흔히 발생하는 '고고도 저기압' 때문에 발생했다. 약 1만m 고도에서 영하 75도에 이르는 매우 차가운 공기가 지중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한 폭풍을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위성 사진상으로 이 폭풍의 형태는 삼각형 모양을 띠고 있으며, 고정된 지점이 발렌시아 지역에 위치해 'V형' 폭풍이라는 이름을 가진다. 문제는 V형 폭풍은 같은 장소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 영향권 안에 든 지역에 집중 호우가 쏟아진다.
케라우노스 폭풍 관측소는 "이로 인해 심각한 홍수와 토사 유출, 험준한 지형에서는 산사태까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모로코,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튀르키예, 체코, 그리스, 슬로베니아가 구조 수단과 자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연합(EU) 차원의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