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생산라인에서 로봇팔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분리판과 EGA를 겹겹이 쌓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EGA는 ‘Electricity-Generating Assembly’의 약자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이다. 분리판과 EGA가 한 세트로 1개의 셀을 이루는데 로봇팔이 모두 220개 셀을 겹겹이 쌓아 서브 스택을 만든다. 이렇게 완성된 서브 스택 2개를 상하로 붙인 것이 연료전지의 핵심인 스택(90㎾급)이다. 스택은 최적의 전기 생산 형태로 만드는 활성화와 각종 부품 조립 등 공정을 거쳐 수소 연료전지차에 탑재된다.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다수 공정은 자동화로 이뤄지고 있다. 공장 내부는 반도체 생산라인만큼 깔끔하다. 시끄러운 소음이나 먼지도 없다. 공장내부에서는 공정 및 테스트작업을 지켜보고 체크하는 관리자만 몇몇 눈에 띌 뿐이다.
최고 보안등급 관리…자동화 공정으로 품질·안전 확보
HTWO 광저우는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와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한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다. 현대차 지분 100%로 설립한 이 공장은 연 6500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력을 갖췄으며, 지난해 6월 가동을 시작했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를 연료로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수소연료전지 스택에 공기공급 시스템, 수소공급 시스템, 열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공기 중 산소와 수소탱크에서 공급된 수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일종의 발전기다. 공해 물질을 내뿜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에 속하며, 소음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은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국가 핵심 기술로, 수출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보호위 승인도 얻어야 한다. 현재 HTWO 광저우 공장은 현대차 그룹 최고 수준 보안체계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보안이 엄격하다. 공장 출입 시 사진 촬영은 금지다. 누구든 예외 없이 반드시 휴대폰 카메라에 특수 처리된 보안용 스티커도 붙여야 한다. 기술 보안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핵심 부품인 EGA와 같은 셀은 현재로선 수입하지만, 단계적으로 현지화 추진도 검토 중이다.
HTWO 광저우는 20만㎡(약 6만1000평) 부지에 스택공장·연구동·사무동·혁신센터 등의 건물이 세워져 있다. 현재는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수소를 공급받고 있지만, 조만간 공장 바로 옆 중국 국유석유화학 기업인 시노펙 화학 공장으로부터 부생 수소를 공급받으면 운송비가 절감돼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수소를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곳의 현재 수소연료전지 생산량은 연간 1000기 남짓이지만, 향후 중국 시장 상황과 중앙 정부 정책을 고려해 공급 물량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는 4.5톤짜리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개발해 광저우시에 시범사업으로 보급 운영을 하고 있으며, 중국 내 샤먼진룽 등과 같은 상용차 업체에도 수소연료전지를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달 초 상하이에서 열리는 수입박람회에도 참가해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오는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은 수소에너지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20년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2021~2035년)'을 세워 수소 에너지와 수소차를 미래 전략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삼았다.
올해 중국 정부 업무보고에서 첨단 수소에너지를 전기차, 신소재, 바이오의학, 우주항공, 저고도경제 등과 함께 적극 육성할 미래 신흥 산업으로 언급했을 정도다.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이 정부 업무보고에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어 4월엔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에너지법' 초안을 발표해 수소를 최초로 '에너지'로도 정의했다. 수소가 국가전략 에너지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수소 산업 발전 촉진을 위한 법률적 기반도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수소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수소 발전 인프라를 적극 구축하고 있다. 수소 생산에서부터 운송과 발전시스템 구축, 수소차 보급까지 아우르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것. 수소 사회가 도래한다면 중국이 전기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노선을 또 한번 이어갈 가능성도 크다. 중국은 2035년까지 수소차 누적 보급대수 1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승찬 HTWO광저우 법인장은 “당장 2~3년 뒤 수소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겠지만,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2030년을 기점으로 수소차가 확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며 “특히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2025~2030년)이 나오면서 중국의 수소차 기술과 인프라가 성숙되고 이어 16차 5개년 계획(2031~2035년) 등이 나오면 수소차 산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정책 주도로 수소산업을 육성 중인 만큼, 현대차로선 중국 연료전지시장을 조기 선점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HTWO 공장을 세우고 중국 수소산업 밸류체인에 선제적으로 합류한 셈이다.
특히 광둥성은 중국 정부가 선정한 5개 수소차 시범도시군(광둥·베이징·상하이·허베이·허난) 중 하나로, 중국에서 수소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지역 중 하나다. 무엇보다 수소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력한 데다가 ‘세계의 공장’으로서 제조업 인프라도 탄탄하다.
현재 광둥성은 2025년까지 1만대 수소 연료전지 차량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이징(5300대), 상하이(5000대), 허베이(7700대), 허난(4295대) 등 다른 나머지 수소차 시범도시군보다도 목표가 훨씬 공격적이다. 광둥성은 같은 기간 수소충전소도 200기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배터리에 비해 훨씬 고가다. 중국 중앙정부가 현재 수소차 시범도시군에서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가 광둥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중국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도 차츰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만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만드는 로컬 기업만 60곳이 넘는다. 특히 충쑤넝위안(重塑能源, 리파이어), 이화퉁(億華通, 시노하이텍), 궈훙칭넝(國鴻氫能, 시노시너지), 상하이자동차 산하 제칭커지((捷氫科技, SHPT) 등도 각각 연간 700~1000기 정도의 수소연료전지를 팔고 있는 중국 톱4 업체라 할 수 있다.
중국 수소시장 성장성을 보고 외국기업도 속속 발을 들여놨다. 일본 도요타는 이화퉁과 합자 방식으로 베이징에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짓고 가동에 돌입했다.
독일의 전통 자동차 부품사 보쉬도 충칭에 연료전지 공장을 세웠다. 심지어 충칭은 현재 수소차 시범도시군에 포함되지 않아 현재로선 중앙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데도 보쉬가 이곳에 진출한 것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중국의 수소차 시범도시군 정책은 2025년을 끝으로 종료되는 만큼, 2차 시범도시군에 더 많은 도시가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TWO 광저우는 20만㎡(약 6만1000평) 부지에 스택공장·연구동·사무동·혁신센터 등의 건물이 세워져 있다. 현재는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수소를 공급받고 있지만, 조만간 공장 바로 옆 중국 국유석유화학 기업인 시노펙 화학 공장으로부터 부생 수소를 공급받으면 운송비가 절감돼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수소를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곳의 현재 수소연료전지 생산량은 연간 1000기 남짓이지만, 향후 중국 시장 상황과 중앙 정부 정책을 고려해 공급 물량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는 4.5톤짜리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개발해 광저우시에 시범사업으로 보급 운영을 하고 있으며, 중국 내 샤먼진룽 등과 같은 상용차 업체에도 수소연료전지를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달 초 상하이에서 열리는 수입박람회에도 참가해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연료전지로 中 수소 밸류체인 공략하는 현대차
사실 현대차가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우려를 무릅쓰고도 중국에 수소 연료전지 공장을 세운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오는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은 수소에너지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20년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2021~2035년)'을 세워 수소 에너지와 수소차를 미래 전략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삼았다.
올해 중국 정부 업무보고에서 첨단 수소에너지를 전기차, 신소재, 바이오의학, 우주항공, 저고도경제 등과 함께 적극 육성할 미래 신흥 산업으로 언급했을 정도다.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이 정부 업무보고에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어 4월엔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에너지법' 초안을 발표해 수소를 최초로 '에너지'로도 정의했다. 수소가 국가전략 에너지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수소 산업 발전 촉진을 위한 법률적 기반도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수소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수소 발전 인프라를 적극 구축하고 있다. 수소 생산에서부터 운송과 발전시스템 구축, 수소차 보급까지 아우르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산업 발전을 모색하는 것. 수소 사회가 도래한다면 중국이 전기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노선을 또 한번 이어갈 가능성도 크다. 중국은 2035년까지 수소차 누적 보급대수 1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승찬 HTWO광저우 법인장은 “당장 2~3년 뒤 수소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겠지만,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2030년을 기점으로 수소차가 확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며 “특히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2025~2030년)이 나오면서 중국의 수소차 기술과 인프라가 성숙되고 이어 16차 5개년 계획(2031~2035년) 등이 나오면 수소차 산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정책 주도로 수소산업을 육성 중인 만큼, 현대차로선 중국 연료전지시장을 조기 선점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HTWO 공장을 세우고 중국 수소산업 밸류체인에 선제적으로 합류한 셈이다.
특히 광둥성은 중국 정부가 선정한 5개 수소차 시범도시군(광둥·베이징·상하이·허베이·허난) 중 하나로, 중국에서 수소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지역 중 하나다. 무엇보다 수소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력한 데다가 ‘세계의 공장’으로서 제조업 인프라도 탄탄하다.
현재 광둥성은 2025년까지 1만대 수소 연료전지 차량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이징(5300대), 상하이(5000대), 허베이(7700대), 허난(4295대) 등 다른 나머지 수소차 시범도시군보다도 목표가 훨씬 공격적이다. 광둥성은 같은 기간 수소충전소도 200기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배터리에 비해 훨씬 고가다. 중국 중앙정부가 현재 수소차 시범도시군에서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가 광둥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티핑포인트’는 2030년 전후? 도요타도 中 공략
중국은 오늘날 세계 최대 수소 발전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수소차 시장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소연료전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한 7653대로, 한국(4757대)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시장으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대형 상용차 중심으로 연간 판매량 1만대도 예상하고 있다.중국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도 차츰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만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만드는 로컬 기업만 60곳이 넘는다. 특히 충쑤넝위안(重塑能源, 리파이어), 이화퉁(億華通, 시노하이텍), 궈훙칭넝(國鴻氫能, 시노시너지), 상하이자동차 산하 제칭커지((捷氫科技, SHPT) 등도 각각 연간 700~1000기 정도의 수소연료전지를 팔고 있는 중국 톱4 업체라 할 수 있다.
중국 수소시장 성장성을 보고 외국기업도 속속 발을 들여놨다. 일본 도요타는 이화퉁과 합자 방식으로 베이징에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짓고 가동에 돌입했다.
독일의 전통 자동차 부품사 보쉬도 충칭에 연료전지 공장을 세웠다. 심지어 충칭은 현재 수소차 시범도시군에 포함되지 않아 현재로선 중앙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데도 보쉬가 이곳에 진출한 것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중국의 수소차 시범도시군 정책은 2025년을 끝으로 종료되는 만큼, 2차 시범도시군에 더 많은 도시가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