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KT는 KT링커스를 KT서비스남부에 흡수합병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KT링커스 노동조합은 관련 절차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지난 7월 말 파악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KT링커스 합병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KT링커스는 전국의 공중전화를 유지·보수하는 업체다. 지난 8월 기준 248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공중전화 이용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관련 사업에서 연간 100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지만, 공중전화는 정부가 '보편적 역무'로 지정한 업무라 사업 중단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물류 사업 확대로 KT링커스는 모처럼 연간 흑자를 기록했으나,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가 직원 평균연령도 50대에 달해 구조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KT가 보편적 역무 사업자이기 때문에 공중전화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KT링커스의 평균 연령이 높아 앞으로 퇴직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공중전화 관련 업무 등은 KT서비스남부에 이관되며, 직원 고용승계와 처우 등도 유지된다는 것이 회사 쪽의 설명이다.
실제 김영섭 대표는 KT 개편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난 25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대표는 "지금 상황을 그냥 놔두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한다고 생각한다"며 "(네트워크 관리 쪽은) 향후 5년간 3600명에 달하는 퇴직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취임 초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공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경영이라는 것은 항상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KT의 이러한 움직임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KT링커스의 경우 노조를 중심으로 흡수합병이 강제적으로 이뤄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회계법인을 선임해 회사 자산을 재평가하는 작업을 하는 등 합병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노조 등 직원들과는 논의조차 없었다는 이유다. 노조는 지난 8월부터 이달 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집회를 열고 일방적인 회사 통폐합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용규 KT링커스 노조 사무처장은 "합병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노조가 관련 정황을 듣고 회사 쪽에 다그쳐서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전출 움직임이 회사 쪽의 예상보다 더디다는 주장도 나온다. KT가 자회사 전출 신청 대상을 당초 네트워크 관리 직군에서 관련 직무 유경험자 전반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다. 특별희망퇴직 신청 대상 역시 처음에는 네트워크 관리 직군에 한정됐으나 이후 15년차 이상 전 직원 대상으로 넓혔다. 이에 대해 KT새노조는 자체 집계를 통해 지난 24일 기준 신설 자회사 전출 신청 인원이 총 895명에 불과하다며 회사의 구조조정에 대한 직원 호응이 낮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영섭 대표는 새노조 집계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자회사 전출을 신청했다고 반박했다. KT는 28일까지 자회사 전출 신청을, 다음 달 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