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으로 압박하고,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국민의힘의 '김건희 리스크'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 특별감찰관에 대해서 당 내부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사실상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갈등이 전면에 드러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친한계 한 의원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특검법을 또 말하기 전에 우리(국민의힘)가 특별감찰관을 받아야 한다"며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친윤계 한 의원도 "김 여사 리스크와 명태균 폭로 등 자꾸 (당에 안 좋은 일만) 생기니 우리도 가만히 웅크리고 있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하겠다고 밝히자 이처럼 국민의힘 내에서도 계파와는 무관하게 나름의 방어 전략을 짜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지지율은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물어본 결과 긍정 평가는 2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와 비교해 2%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두고 친한계는 중진연석회의 부활과 상임고문단 회의도 수시로 여는 방안을 검토·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당내 영향력을 키우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친윤계는 야당이 그동안 추천하지 않았던 북한인권재단 이사 문제를 후보 추천과 연계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었다.
이르면 내달 첫 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위한 의원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자리에서 한 대표와 친윤계 의원들 간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한 대표의 행보를 관망하던 친윤계 의원들이 부정적 발언을 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만약 사상 초유의 표 대결이 이뤄진다면 당의 내홍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두 계파가 극적으로 타협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의 담판을 통해 중재안을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의총을 기점으로 (여러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의 대응 방향이 정리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2.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