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2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전 분기보다 0.1%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연간으로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2.6%)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최 부총리는 "올해 4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나오든 간에 올해는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할 것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을 2.0%로 보고 있다.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향에는 "잠재성장률을 올리려는 노력과 잠재성장률과 비슷하게 연간 성장률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며 "미국을 빼고는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고 했다.
높아진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최 부총리는 "환율 결정 요인은 여러 가지"라며 "(어떤 나라의) 펀더멘털이 강하다고 해서 항상 그 나라 통화가 강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엔화가 엄청 약세인 게 갑자기 일본이 옛날보다 경쟁력이 떨어져서 그런 건 아니다"라며 "일본 경쟁력은 이미 30년째 떨어지고 있고 지금은 오히려 낫다는데도 엔화가 약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거시정책, 중장기적으로는 물가 수준이나 구매력, 경쟁력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우리나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으로 대규모 추종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 부총리는 "WGBI 편입 자금은 '1급수'"라며 "가장 안전한 곳만 투자하고 투자하면 잘 나가지 않는 돈이라 외환시장의 저변을 확대해준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 대선 불확실성으로 '수출피크론'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 최 부총리는 "현재는 수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건 분명하다"며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한국 수출을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해 '위기론'이 대두된 데는 "위기라는 것은 기회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성장률이 내년도 국세수입 전망치에 미칠 영향에는 "아주 불확실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국세수입 전망에는 법인세가 큰데 올해 기업들의 실적과 부동산 거래로 내년도 세입이 나오기 때문에 상당 부분 이미 결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30조원에 육박하는 세수결손이 예상되면서 이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재원 조달 대책을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