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 우주기업 성장의 중심에는 베이징 이좡(亦庄) 경제기술개발구(이하 이좡 개발구)가 있다. 이좡 개발구는 전자정보통신, 생명공학, 자동차 등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육성한 첨단기술 제조업 밀집 단지로, 베이징 중관춘과 함께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이좡 개발구는 항공우주산업 육성에도 가장 먼저 뛰어들면서 민간 우주기업들이 대거 유입됐다.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망에 따르면 중국 내 민간 우주기업 75%가 이좡 개발구에 둥지를 틀었다. 특히 로켓 발사에 성공한 민간기업 8곳 중 무려 6곳이 이좡 개발구에서 나왔다.
중국 최초의 민간 우주기업으로 재사용 로켓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란젠항톈(藍箭航天·랜드스페이스)은 이좡 개발구에 6층짜리 단독 건물을 세워 사용하고 있다. 민간 우주기업 유일의 사옥이기도 하다. 란젠항톈 사옥 건너편에는 2018년 탄생한 싱허둥리(星河動力)가 있다. 싱허둥리는 2020년 11월 고체연료 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난해에는 민간기업 최초로 로켓 해상발사에 성공했다. 올해 5월에도 이틀 간격으로 해상발사 임무를 해냈다. 또한 액체 수소와 케로신을 연료로 하는 중대형 재사용 로켓도 개발 중이다.
이좡 개발구의 가장 큰 장점은 인재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우주기업들이 몰려 있다 보니 관련 인재 유입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R&D센터는 이좡에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샹웨이 둥팡쿵젠 공동창업자는 “인프라시설 공유를 통해 기업 운영에 들어가는 기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인재 인프라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좡 개발구는 2025년까지 지역 내에 연구 생산 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베이징로켓거리'도 조성해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