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국내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은 12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6.1원 상승한 ℓ당 1591.6원, 경유 가격은 4.9원 오른 1421.5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5주차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석유류 가격이 상승 반전한 것이다.
이달 초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 등으로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낸 영향이 크다. 통상 국제 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최근 국제 유가는 다시 내리막을 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하면서 가자지구 전쟁 종결 기대가 확대된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2.1% 하락한 69.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8.4% 하락했다.
물가만 보면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할 유인은 낮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로 3년 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특히 석유류 물가가 7.6%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32%포인트 끌어내렸다.
세수 결손이 심각한 상황이라 정부로서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당초 예상보다 4조1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민심 동향 등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되 인하 폭은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유류세는 세율 조정을 거쳐 휘발유는 20%, 경유·액화석유가스(LPG)는 30% 인하된 상황이다. 예컨대 휘발유 인하율을 20%에서 5%포인트 낮춘 15% 수준으로 조정하는 식이다.
이럴 경우 휘발유 가격이 ℓ당 40원 안팎 올라 지갑이 얇아진 서민 가계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인하했던 국가 대부분이 (세율을) 복원한 상황"이라며 "유류세를 정상화해야 하지만 국민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국내외 유가, 가계 부담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