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증시는 부동산 부양책에 대한 실망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3.56포인트(1.05%) 하락한 3169.38, 선전성분지수는 73.26포인트(0.74%) 내린 9891.76에 장을 마쳤다.
니홍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부장은 이날 예고한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연말까지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우량 부동산 기업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대출 규모를 4조 위안(약 766조원)까지 늘리는 내용의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중국이 지난해 11월 재정 지원을 받을 자격이 되는 우량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려 만든 리스트다.
다만 이날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그동안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1~8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하락하는 등 효과가 저조했던 만큼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더구나 시장은 구체적인 규모가 제시된 대규모 정책을 다시 기다리고 있다.
유니온뱅케어프리비(UBP)의 베이세른 링 매니징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주가를 더 끌어올리기 위한 ‘큰 숫자’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한 모든 기자회견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18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것으로, 내일 시장은 GDP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전장에서 5% 이상 상승했던 CSI 300 부동산 지수는 5.5% 밀렸고, 건축자재자식 업종도 덩달아 약세를 보였다. 내수 위축 우려에 식음료주도 크게 하락했다. 반면 AI(인공지능)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구리케이블 관련주는 3% 이상 급등했다.
대만 TSMC는 이날 AI 열풍에 힘입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3252억6000만 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3002억 대만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편 홍콩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 이상 밀렸다. 역시 부동산주가 하락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