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가 ‘일소 피해’를 입은 가공용배를 시장에서 격리하려고 지원사업 예산을 2억원에서 4억원으로 증액했다.
16일 나주시에 따르면 ‘일소 피해’는 섭씨 30도 이상 고온과 직사광선으로 과실 표면이 강한 햇볕에 그을려 타 들어가는 증상으로 이 피해를 입으면 과실이 썩고 심하면 열과(쪼개짐), 괴사로 이어진다.
농협손해보험이 피해조사를 한 결과 배 재배농가 일소 피해율은 20% 정도다.
이 중에서도 나주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수출 및 무GA(무지베렐린) 계약 농가 경우엔 피해율이 최대 36%에 이른다.
특히 수확 후 선별하지 않은 저장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나주시는 ‘가공용 배 시장격리 지원’ 사업 예산을 기존 2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리고 20kg 컨테이너박스 당 농가 수취 금액을 2000원에서 4000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사업은 무GA 배 중에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가공용 배를 시장에서 격리하고 수급 조절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 나주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저장 가공용’(건철) 배는 20kg 1박스 기준 나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과 나주배원예농협의 기본 구매 비용인 1만8000원에 나주시 예산 4000원을 더해 2만2000원을 받게 된다.
‘즉시 가공용’ 배의 경우 기본 1만4000원에 나주시 예산 4000원을 더해 1만8000원을 받게 된다.
나주시는 예산 확대 지원을 통해 일소 피해 배의 가공용 전환을 원활하게 하고 수출과 무GA 계약재배 정책에 참여하는 농가의 경제적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중앙정부에 반복적인 폭염 피해에 대비한 현실적인 기준안 마련과 올해 폭염 일소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앞서 지난 9월 삼도동 배 재배농가 일소 피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규모를 점검하고 저품위과 시장격리를 위한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윤 시장은 “최장기간 폭염에 따른 일소 피해로 농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들을 위해 시장격리 지원 예산을 확대했다”며 “일소 피해 농업 재해 인정은 물론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지역 배 재배 면적은 1748ha규모로 전국 배 생산 면적의 18%, 생산량은 20%를 차지한다.
신화·창조·슈퍼골드 등 무GA·국내육성품종은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
올 초 배 생산량은 이상저온 피해가 거의 없어 4만3000t으로 예상됐지만 6월부터 시작된 이른 무더위가 9월까지 지속되면서 지난해 생산량인 3만7000t을 밑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