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국가경제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은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하며 총 지분율을 38.44%로 끌어올렸다. 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지분율인 20.3%(우호세력 제외)를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최 회장 측은 최대 20%의 추가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며,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17.5%를 소각한 후 베인캐피털 지분 2.5%를 더해 총 지분율을 36.4%까지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더라도 MBK연합에 밀리는 형국이다. 결국 주주총회에서 양측 간 팽팽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문제는 영풍이 고려아연을 장악하게 되면 중국을 비롯한 외국 자본에 회사가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영풍이 고려아연을 인수한 후 중국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을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주요 산업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로 평가된다.
2016년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 업계에 충격을 안겼던 사례와 같이 중국 자본의 공격적인 M&A는 대한민국 주요 산업에 대한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또한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고려아연이 중국 자본에 넘어간다면 국내 비철금속 공급망은 물론 연관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글로벌 자원 시장에서 이미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고려아연 인수는 대한민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만약 영풍 측에 힘을 실어준다면 최악에는 고려아연이 외국 자본에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손을 들어주고, 국가적 이익을 고려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고려아연의 미래는 물론 한국 산업의 미래가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에 달려 있다. 이제 국민연금이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