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인공 한수(이민호 분)의 모티프가 된 인물은 바로 일본 마루한그룹 창업가이자 회장인 한창우다.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한 회장은 1947년 10월 16세에 일본으로 밀항했다. 검정고시로 호세대학에 입학했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접한 사업이 파친코다. 그는 인수한 파친코를 기반으로 볼링장, 골프연습장, 영화관 등을 운영했다.
이 회사 이름이 바로 일본 최대 파친코 회사인 마루한그룹이다. 마루한그룹은 1957년 5월 설립됐고, 1972년 12월 확립됐다.
파친코 1호점을 시작으로 100호점을 지나 이제는 312호점(2024년 3월 기준)을 개장했다. 근무하는 종업원 수는 1만명 이상.
2021년 포브스는 일본 50대 부자와 억만장자 리스트에 한 회장 이름을 넣었다. 포브스가 추산한 자산은 16억9000만 달러(약 2조1734억5200만원).
한 회장은 일본에서 거침없이 사업을 펼쳤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은행을 설립하고 다이헤이요 클럽 등을 인수했다.
이 중 한준에게는 북일본 회사 대표이사라는 직함과 함께 다이헤이요 클럽을 맡겼다.
본지는 지난 6일 일본 시즈오카현 다이헤이요 클럽 고텐바에서 한준 대표를 만났다.
한 대표는 자기 지갑에 있는 작은 카드를 꺼냈다. 그 안에는 일본어로 된 문장이 적혀 있었다.
한 대표는 "마루한그룹과 다이헤이요 클럽의 경영 철학은 같다.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리츠칼튼의 신조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환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15~16세에 일본으로 건너왔다. 아버지는 경제 왕국과 경제 문화를 강조했다. 양국 발전을 위해 한국과 일본에 재단을 만들었다. 우리 가족 모두 양국을 생각한다. 아버지는 한국과 일본에 모두 참여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고향 사천에 사재 50억원을 출연해 한창우·나카노 교육문화재단을 설립했다. 대종과 종각을 지어 기부하기도 했다. 사천시는 고마움에 한창우 동상을 세웠다.
마루한그룹이 2012년부터 인천 중구 영종도에 20억 달러(약 2조7140억원) 규모로 추진한 허브 드림 아일랜드 설립에 대해 그는 "초기에는 대표로서 한국 파트너들과 깊이 관여했다. 현재 마루한그룹은 깊이 관여하고 있지 않다. 관여했다면 훌륭한 프로젝트가 됐을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마루한그룹은 양국 간에 가교 구실을 했던 한·일 여자골프대항전을 개최했다. 국내에서는 핀크스컵, 일본에서는 마루한컵으로 불렸다.
한 대표는 "마루한컵은 한국과 일본을 잇는 역할을 했다. 이후 마루한컵은 일본 남자 시니어 대회로 전환됐다. 현재는 계획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일 여자골프대항전을 부활시키고 싶다"고 했다.
한 대표는 스토리라인을 강조했다.
"마쓰야마 히데키는 AAC, 다이헤이요 마스터스, 마스터스 우승자다. 일본 최고 선수에게 이 코스 리노베이션 조언을 받았다. 조언을 받은 설계자는 리스 존스다. 일본의 상징이 유일하게 관여한 골프장이다."
그런 한 대표에게 대회 개최를 통한 이득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유명 대회를 개최하면 긴장감이 감돈다. 이를 통해 여러 가지를 배워야 한다. 직원들 수준 역시 높아진다. 언론을 통해 상표 가치도 올라간다. 회원들 만족도 역시 상승한다. 대회를 보고 입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사업적으로도 참 좋다. 대회는 단 일주일이다. 나머지 51주에는 매일 회원들이 방문한다. 지식과 돈을 사용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오거스타 내셔널과 세인트앤드루스 등에서 얻은 경험을 골프장에 녹여내고 있다"고 말했다.
후지산은 해발 3776m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구름이 부딪혀 부서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날이 좋으면 볼 수 있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재일동포 2세인 한 대표에게 후지산에 대해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후지산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다.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해진다. 가끔은 산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다이헤이요 클럽은 오랫동안 한국 프로골퍼인 신지애를 후원하고 있다.
신지애는 한국, 미국, 일본에서 60승 이상을 쌓았다.
후원 이유를 묻자 이번에는 고민 없이 입을 열었다.
"당시 한 사람에게 제안을 받았다. 신지애는 3개 국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다. 인성도 좋다. 일본의 젊은 선수들이 존경한다. 한번은 양팔을 모두 다친 적이 있었다. 그런데도 연습하고 대회에 출전했다. 불굴의 의지에 감동했다."
아버지 한 회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마루한그룹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도전 정신을 꼽았다. 아들인 한 대표 역시 아버지와 닮아 신지애의 그런 점을 높이 샀다.
글에서 많이 함축된 느낌은 있지만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