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인 26일은 18세기 동시대를 살았던 실학의 대표적 인물 정약용과 서양 음악의 악성 베토벤의 만남을 주제로 정약용 역(한정현)과 베토벤 역(최재모)으로 분한 배우의 등장을 시작으로 조현서 학생의 피아노 연주와 코리언컬쳐리더스 소속 아티스트들의 연주와 가곡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며, 둘째날은 전통연희와 실학의 만남을 주제로 <시락밴드>의 공연과 유네스코 무형 유산인 전통줄타기 공연과 영.호남 대표적 전통춤 영남한량무와 소고춤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동안 ‘모두를 위한 박물관’,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을 지향해 온 실학박물관은 이번 15주년 특별공연 《실학연희》를 통하여 새롭게 정의된 박물관의 역할에 한층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18세기 동시대를 살았던 실학의 대표적 인물 정약용(1762∼1836)이 서양 음악의 악성 베토벤(1770∼1827)을 만나 서로를 소개하며 대담을 나누고 오늘 행사의 의미 그리고 각각의 공연 레퍼토리를 소개하며 공연을 진행한다.
1801년에 작곡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은 〈비창〉, 〈열정〉과 더불어 베토벤의3대 피아노 소나타로 불리는 대중적인 작품이다. 느린 템포로 시작하는 서정적인 1악장의 분위기 때문에 ‘월광’이라는 부제로 더 유명한 이 곡은 소나타 형식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 베토벤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월광’·‘봄’이 발표된 1801년은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39세)되고 둘째 형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 셋째 형 정약종은 순교 된 해이기도하다.
가곡
정약용은 아내 홍혜완과 결혼해서 60년간 함께 보냈고, 결혼 60주년 회원일을 기념하며 부인에게 바치는 <회혼시>를 바쳤지만, 회혼례 당일 눈을 감으며, <회혼시>는 그의 마지막 시가 된다.
프로그램 첫 곡은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 특별기획전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의 주제곡인 ‘자산어보’를 작곡한 음악 영재 조현서(서울 대도초6)가 연주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8번 <비창(Pathetique)>을 선보인다.
다음으로 피아니스트 윤연준이 피아노 소나타14번 <월광(Moonlight)>과 피아노 소곡 <엘리제를 위하여(For Elise)>를 연주후 피아노 반주에 맞춰 테너 김기선의 가곡<아델라이데(Adelaide)>를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바이올린 이석중, 첼로 장우리, 피아노 김은찬으로 구성된 현악 3중주가 베토벤의 ‘봄’과 첼로 소나타,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한다.
10월 27일 공연은 창작국악, 무용, 줄타기 등 다채로운 전통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기획자 김솔지의 사회로 시와 음악 시간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밴드 “시락밴드”가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 실학자들의 시와 음악의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는 시락밴드는 ‘하담에서의 하직인사’, ‘나그네 신세 타령’, ‘율정주점’등 정약용이 강진 유배와 관련해서 남긴 시에 노래를 붙인 자작곡을 연주한다.
두 번째로 진주 오광대 예능보유자 강동옥의 영남 한량무 공연을 펼친다. 한량무는 조선시대 민속무용 중 하나로 과거 시험에 낙방한 한량을 비롯해 별감과 승려가 서로 기생을 꾀려고 하는 행태를 담고 있다. 진주를 중심으로 한 영남 지방에서 성행했다.
다음으로 국가무형유산 태평무·살풀이 전수자인 이지은이 남도소고춤 공연을 펼친다. 김평호류 남도소고춤은 남도 신명을 간직한 춤으로 전라도 해안 지역에 분포된 소고, 버꾸춤의 맥락을 이어받아 남도적 흥과 멋의 절정체를 이루며 호적시나위에 신명을 녹여내는 가.락.무 일체의 축제적 춤이다.
마지막으로 줄타기 공연 <판줄>이 펼쳐진다. 국가무형유산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명인과 한산하 이수자가 대금, 가야금 등 삼현육각 악사의 반주에 맞추어 신명나고 아슬아슬한 줄타기 공연을 펼친다.
줄타기는1976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우리 전통연희이다. 줄 위에서 기예 동작을 펼치는 것뿐만 아니라 익살을 섞어가며 던지는 재치 있는 말과 노래 등 다양한 요소를 이용하여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종합 예술이다.
실학박물관은 개관 15주년을 맞이하여 특별공연 외에도 지역 연계·협력 강화를 통해 대중 및 지역주민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포용적·참여적 박물관으로의 경영혁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실학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학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동시대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다학제 세미나를 진행하고, 지역의 활동가와 단체를 발굴하여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실학박물관 김필국 관장은 “많은 도민들과 관람객들이 박물관 15번째 생일을 축하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공연을 준비했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