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취임 4년...'패스트 팔로어' 넘어 '게임 체인저'로

2024-10-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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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판매 '빅3', 업계 최고 수익성, 브랜드 가치 급증 등 전방위 측면 성장 견인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개∙∙∙전기차·HEV·수소전기차 등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서 약진

수소, 로보틱스, AAM, 자율주행, SDV, PBV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생태계 구축 선도

세계적 권위의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자동차 산업 올해의 리더'로 선정하면서 "글로벌 톱3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리더십으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와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및 수소 에너지 분야 등에서 위상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스트 팔로어'로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현대차그룹이 정 회장 취임 이후 과거와 확연히 다른 파괴적 혁신으로 전통적 사업과 신사업 간 합리적 균형을 추구하며 '게임 체인저'의 서막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14일 취임 4년을 맞는다.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년 처음 글로벌 판매 3위에 오른 이후 톱3를 지속하고 있고, 영업이익률은 10.7%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창사 아래 처음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S&P, 무디스, 피치 등으로부터 신용등급 A를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판매·수익성·재무건전성·브랜드 파워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 톱티어 수준에 이르렀음을 공인받은 셈이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모두 장악...정 회장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적중

현대차그룹 위상 변화가 가장 확연한 부분은 판매로, 2022년 처음 글로벌 판매 3위에 오른 이후 올 상반기까지 도요타, 폭스바겐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에서도 톱4에 진입했다. 기술력, 상품성 등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올 8월 발표한 '신차 첨단 기술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4년 연속 전체 브랜드 1위에 올랐고, 현대차와 기아는 일반 브랜드 1, 2위를 석권했다. 최근 10년간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세계 올해의 차'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6개의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총 66개의 상을 수상하며 2위인 폭스바겐을 크게 앞섰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캐즘(일시작 수요둔화)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미국에서 6만1883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동기(3만8457대)대비 60.9% 증가했다. 테슬라에 이어 2위다.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톱티어 위상을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E-GMP는 정 회장이 적극 주도한 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략의 출발점으로, E-GMP에 탑재된 동력시스템은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WardsAuto)'의 '최고 10대 엔진 및 동력시스템'을 3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친환경차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하이브리드 실적도 고공 행진 중이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5.6% 증가한 49만대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연말까지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올 1분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세계 판매량 순위가 동시에 톱5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2028년까지 현대차 133만대, 기아 8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총 14차종으로 확대하고, 제네시스는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한다. 기아도 2028년까지 9개 등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할 예정이다.

미래 친환경차의 핵심 축 중 하나인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시장점유율 1위로, 수소 모빌리티 리더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올 상반기 공식 출범한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30대를 공급했고, 스위스에 공급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총 누적 주행거리는 1000만km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은 넥쏘 후속 모델을 2025년까지 출시하고, 향후 10년간 5조7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수소산업 업계에서 톱티어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사진 앞줄 왼쪽부터 마틴 클리츠닉 HMMC 생산실장 정의선 회장 이창기 HMMC 법인장
서울 성동구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 입주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현대자동차그룹의 배달 로봇 달이가 가져다 준 음료를 수령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최근 현대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 입주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배달 로봇 '달이'가 가져다 준 음료를 수령하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
 
자동차 넘어 로봇, AAM, 자율주행 시대 준비...정 회장, 모빌리티 생태계 변화 주도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으로 수소,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목적기반차량(PBV)등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CES에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Grid' 비전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는 유기성 폐기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이달부터 가동에 돌입한 미국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도입한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지게차,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 개발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시설 건설 중이며, 현대제철은 그린철강 적기 공급을 목표로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로보틱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로보틱스랩,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AI 연구소 간 글로벌 협업으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인공지능과 유기적으로 결합한 '지능형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이 올해 선보인 자율주행 로봇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는 지난 6월부터 로봇 친화 빌딩인 팩토리얼 성수에서 음료 배달 서비스 등을 시작했으며, 국내 최초로 실시간 교통정보와 연동한 횡단보도 주행 실증 시연에도 성공했다. 

AAM 분야에서는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 공개했다. S-A2는 슈퍼널만의 독자 방식인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분산전기 추진, 다중화 설계 등이 적용됐으며, 전력 효율성, 안전성, 저소음 등이 장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글로벌 기업, 정부 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고, AAM 시장 개화가 예상되는 2028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본격화를 대비해 사용자 중심 환경을 제공하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오픈형 생태계 구축을 준비중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여러 비율의 중앙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해 2026년 상반기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한다. 2026년 하반기에는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Pace Car)를 공개하고,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자율주행과 AI 기능을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증할 방침이다.

기아는 2025년 첫 중형 목적기반차량(PBV)인 PV5를 출시하고, 이어 대형 및 소형 PBV 라인업을 추가해 물류 회사와 모빌리티 기업, 개인 사용자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6년에는 일본 내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정 회장은 전기차 경쟁력 극대화, 미래 신사업 수익성 확보,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 강화 등 현대차그룹 앞에 놓인 과제에 대한 해법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21개 모델, 기아는 PBV 모델을 지속 투입해 2027년까지 15개 등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배터리 안전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성장 둔화를 극복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톱티어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면서  "특히 정 회장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도 임직원에게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강조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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