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건국기념일(쌍십절)인 10일 대만과 중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대만 주권 수호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그는 "총통으로서 나의 사명은 국가 생존·발전을 수호하고 2300만 대만 인민을 단결시키는 것이고, 또 국가 주권의 침범·병탄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라며 "또 국방을 강화하고 민주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억지력을 발휘해 평화를 확보하고 전 국민이 이를 누리게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라이 총통은 또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의 국가를 중화민국, 대만, 중화민국 대만 등 무엇이라 부르든 공동의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국가 주권을 지키려는 결심에 변함이 없고, 대만해협 평화·안정·현상(현재 상태) 유지 노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양안(兩岸·중국 본토와 대만)간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뒀다. 라이 총통은 "양안의 대등·존엄과 건강하고 질서 있는 대화·교류를 희망한다는 약속에는 변함이 없고, 대대로 민주·자유 생활 방식을 수호하겠다는 것에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또 "대만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수호에 힘쓰고 세계 안보·번영을 달성할 결심이 있고, 중국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과 전염병 예방, 지역 안보 수호, 평화·공동번영 추구로 양안(중국과 대만) 인민에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 총통이 지난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건국기념일 연설을 한 것이다. 현재 대만은 1911년 10월 10일 신해혁명이 시작된 우창 봉기일을 건국기념일로 친다.
라이 총통은 앞서 5월 취임사에서 '대만 독립'이 아니라 '대만해협 현상유지'를 앞세웠으나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양국론(兩國論)' 입장을 밝히며 중국은 '대만 포위 군사 훈련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등 양안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라이 총통은 5일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건국기념일 관련 행사에서도 "중화민국은 113살이지만, 중화인민공화국은 75살에 불과하다"며 중국에 '조국'이라는 단어를 써선 안 된다는 이른바 '조국론(祖國論)'을 앞세워 중국의 반발을 샀다.
이에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낡은 술을 새 병에 담는 괴담"이라며 "라이칭더가 완고한 '대만 독립' 입장과 적대와 대립을 고조시키려는 사악한 의도를 재차 드러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당시 국경절 연휴임에도 군용기와 함정를 출격시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북부와 중부, 남서부 공역에도 진입하는 등 군사적 행동도 단행해 대만 해협 긴장감이 고조됐다.
한편, 대만 국방안보연구원이 대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8%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통일하려 한다면 대만 방어를 위해 싸울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47.5%는 대만의 국방수호 능력에 자신감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 이상은 미국이 대만에 식량·의료물자를 공수하고 중국에 경제 외교적 제재를 가하고, 대만에 무기와 군사물자를 제공하는 등 대만을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특히 응답자 52% 이상은 미국이 군사를 파견에 대만 방위를 도울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이밖에 응답자의 60%는 중국이 5년 이내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으며, 24.3%만이 5년 이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