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전 직군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에 나섰다.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기업금융(IB)·리테일 관련 인력 확충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 LS증권, DB금융투자 등은 하반기 채용에 나선다.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7일까지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홀세일, 영업(PB),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CT), 전사 지원 및 관리, 내부통제 등 8개 부문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전 부문 지원자들은 인공지능(AI) 역량 검사를 받아야 하며, ICT 부문은 별도로 코딩테스트를 실시한다.
DB금융투자는 이번 주 DB금융그룹 하반기 공채 일정에 맞춰 본사영업과 본사지원 부문을 나눠 입사 지원을 받는다. 본사영업에서는 IB, 투자금융부(SF), S&T 등을, 본사지원에서는 리서치, 영업전략, 신탁, 리스크, 재무, 회계, 총무, IT 등을 뽑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까지 하반기 신입 공채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한투증권은 올해 신입사원을 100여 명 채용할 계획이다. 자산관리(WM) 부문과 디지털 전환 관련 부문 인재를 중점적으로 뽑을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조만간 플랫폼, ICT, 경영지원, IB, 리서치 등 부문에서 하반기 대졸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증권사는 대부분 IB 또는 리테일 인력을 확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IB는 부진한 업황으로 인해 증권사마다 인력을 줄여 놓은 상황이다. 신규 딜에 난항을 겪으면서 새로 확보할 수 있는 고급인력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4~5명씩 팀 단위로 움직였던 과거와 달리 1~2명 등 소수로 이동하는 사례도 잦아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IB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관련 인원을 확충하려는 증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IB 업무 특성상 신규 채용을 통해 전문 인력을 확충하기는 어렵지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간 IB 업황이 불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문 인력도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포트폴리오가 부족할 것”이라며 “IB 인력은 호황일 때 몸값을 높여 팀 단위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WM부문을 포함한 리테일은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을 충원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는 꾸준히 지점 수를 줄여가고 있지만 고액 자산가를 위한 WM서비스는 강화하고 있다. 이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인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증권사 전체 실적 중 WM부문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 실적 비중이 과거보다 늘었다”며 “개인투자자의 증권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상황 속에서 증권사가 개선된 WM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 단순 거래 수수료 등 단기적인 수익원에 불과했던 개인투자자의 입지는 '동학개미운동' 이후 달라졌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기존 고객을 WM서비스로 유도해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