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영권 분쟁이라는 위기를 고려아연 변화와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약 2조7000억원 규모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매수로 취득하는 고려아연 주식은 전체 발행 주식의 15.5% 규모(320만9009주)로, 주당 매수가는 83만원이다. 이번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는 주주가치 향상을 전량 소각하겠다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번 공개매수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공동매수자로 참여한다"며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달리) 고려아연 경영과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투자자(FI)"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양측은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의 18%(372만6591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투입하는 총 금액은 3조1000억원 규모다.
최 회장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는 회사,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와 국민들의 (고려아연 해외 매각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취득한 자사주를 향후 적법하게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내 상장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에 부합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해 고려아연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번 결정을 놓고 단기적으론 금융부담이 수반되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중장기적으론 기업가치를 보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높이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다"며 "공개매수에 응하는 주주와 그렇지 않은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회장은 MBK-영풍이 법원에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에 관한 가처분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함께 드러냈다. 그는 "MBK-영풍의 가처분 제기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잘못된 주장으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금일 법원이 영풍이 제기한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하는 결정을 내린 만큼 그 적법성과 합리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MBK-영풍이 고려아연 최대 주주임을 내세워 자신들이 고려아연을 경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이들이 주주 권리와 이사회 역할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회장)을 맡고 있는 이유는 고려아연 주주여서도, 창업주인 최씨이기도 아니다"며 "고려아연의 경영권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을 포함하는 전체 주주들의 총의에 기반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98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평균 약 1조2000억원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달성했다. 신용등급도 현재 AA+로 우량하다. 이러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율은 2017년 약 27%에서 2023년 약 76%로 증가했다.
최 회장은 "MBK-영풍이 적대적 공개매수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빼앗으면 회사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무리한 원가절감 압박 △기술유출 △자산처분 △과도한 차입금 등 단기적인 투자수익 회수 과정에서 생기는 고용불안과 안전환경·상생협력 체계 붕괴로부터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장악하면 중국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며 "2차전지 공급망에서 니켈 등 핵심 원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는 기존 대주주였던 영풍도 참여할 수 있다"며 "고려아연은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의 석포제련소 문제 해결과 운영 정상화를 위해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