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 5대 은행장 모두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한편 40여 명이 넘는 계열사 CEO가 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번 주 주요 계열사의 차기 CEO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첫째 대상은 은행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 처음 적용되며 금융지주와 은행은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나머지 금융지주 역시 늦어도 다음 주 중 계열사의 차기 CEO 후보 추천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금융지주 내 은행을 뺀 다른 계열사의 경우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적용받지 않아 일정이 좀 더 늦거나, 계열사 내부적으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올해는 5대 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관건이다. 통상 은행장은 2년 임기 후 1년을 연임하는 이른바 ‘2+1’ 관행을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2021년 취임한 후 1번 연임에 성공했던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올해 말을 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직전 허인 전 행장이 2번 연임한 전례가 있어 이재근 행장이 또 한번 연임할 수 있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나머지 은행장은 현재 2년의 임기를 마쳐, 관행에 따라 1년 더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달리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병규 행장은 지난해 7월 중도 퇴진한 이원덕 전 행장의 남은 임기 1년 6개월만을 채워 아직 2년도 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약 350억원 규모 부당대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이석용 행장은 올해 들어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달까지 100억원 횡령 등 올해만 네 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5대 은행장을 비롯해 올해 임기가 끝나는 5대 금융지주 계열사의 CEO는 총 41명에 달한다. KB금융 6명, 신한금융 11명, 하나금융 12명, 우리금융 7명, NH농협금융 5명 등이다. 다만 신한금융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박우혁 제주은행장을 이번 승계 절차에 포함하며 총 42명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5대 은행장이 모두 임기가 끝나는 만큼 은행권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가계부채나 책무구조도 같은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CEO의 연임 여부는 은행마다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