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전 10영업일(9월 2~13일) 동안 금융기관에 공급된 화폐 순발행액은 3조74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4.2%(1645억원) 감소한 수치다.
화폐 순발행액은 화폐 발행액에서 환수액을 뺀 금액을 말한다. 한은은 명절 화폐 수요 증가에 대비해 화폐를 발행·환수하며 공급량을 조절한다. 추석 화폐 순발행액은 2017년(6조9596억원)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세다. 2021년 4조8061억원으로 5조원을 밑돈 데 이어 지난해(3조9132억원)부터 4조원 선이 무너졌다.
올해 순발행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3조1827억원)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연휴 일수가 줄어든 게 발행액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다만 사회 전반에 걸쳐 현금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내수 부진까지 겹쳐 발행액이 줄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영업자들도 명절 대목을 잊은 지 오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살펴보면 지난달 전체 자영업자는 57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9000명 감소했다. 자영업자 감소세는 지난 2월 이후 7개월 연속 이어지는 추세다.
이 가운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3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4000명 줄었다. 1인 자영업자 감소세는 지난해 9월 이후 1년째 지속되고 있다. 2017년 11월~2019년 1월 이후 5년여 만에 최장 기간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내수 부진까지 장기화하면서 1인 자영업자가 경영난을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고 7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88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4%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견조한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설비투자·서비스업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