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 명절 선물로 받은 건강기능식품 거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동안 건기식은 개인 간 중고거래가 불법이었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1년간 건기식 중고거래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건기식 매매가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건기식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이 따로 있는 데다 횟수·금액별 제한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추석은 건기식 개인 간 거래가 허용된 뒤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다 보니 관련 거래가 활발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5월부터 건기식 개인 간 거래를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시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거래가 많아졌더라도 건기식 매매는 유의해야 한다. 모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건기식 거래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건기식 중고거래는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플랫폼에서만 할 수 있다. 거래할 수 있는 제품도 제한적이다. 건기식 중고거래는 △미개봉 상태 △제품명·건기식 도안 등 제품 표시 사항 확인 가능 △소비기한 6개월 이상 남아 있는 상태 △실온 또는 상온에서 보관하는 제품 등만 거래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영리 목적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연간 10회 이하, 누적 금액 30만원 이하로 횟수와 거래 금액을 제한했다. 아울러 해외에서 구매하거나 구매대행을 통해 국내에 들여온 건기식도 거래 불가 대상이다. 해당 방식으로 유입되는 제품 중 일부는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을 함유하거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기식 개인 간 거래가 허용된 지 얼마 안 돼 가이드라인은 지키지 않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6∼7월 당근·번개장터·세컨웨어·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과 네이버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약품과 건기식 유통 현황을 조사한 결과 불법 거래 571건을 적발했다. 이 중 건기식 거래 위반이 294건(51.5%)으로 절반을 넘었다.
건기식 중고거래 글을 지정된 플랫폼(당근마켓·번개장터) 외에 올린 사례도 124건에 달했다. 또 당근마켓·번개장터에 글을 올렸지만 이미 개봉한 상품(91건)과 소비기한 임박 상품(44건), 표시 사항 확인 불가 상품(34건), 냉장·냉동 보관 상품(7건) 등 중고거래 요건을 어긴 170건도 적발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의약품은 약국 등 허가된 장소에서 구매하고 의약품·미신고 해외 식품을 불법 거래하지 말아야 한다"며 "개인 간 건기식 거래 시에는 정부의 시범사업 허용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