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외이사가 감독·감시하는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 외부 사외이사 풀(Pool)을 활용한 선임, 기관·소수주주·근로자대표 이익을 대변하는 사외이사 선임, 내부감사부서와 유기적 연대 및 권한 확보를 해야 한다는 기업지배기구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17일 회계감사 업계에 따르면 장정애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2일 진행된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 세미나에서 '사외이사의 내부통제 감독의 의의와 시사점'이라는 강연을 통해 이러한 기업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사외이사 제도 개선책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한국딜로이트그룹 기업지배기구발전센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어 "이사 독립성을 고려하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인력뱅크, 인사혁신처 운영 인재정보 등 사외이사 풀을 이용한 사외이사 선임을 하는 것도 필요하고, 기관투자자, 소수주주, 근로자대표 등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를 선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고 짚었다.
장 교수는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사외이사가) 내부감사부서와 유기적인 연대 및 권한을 확보해야만 제대로 된 내부통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외이사가 기업의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고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 이를 통해 구축한 내부통제시스템으로 경영진과 지배주주를 감독한다면 기업이 좀 더 투명한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장 교수는 사외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와 관련된 판례를 소개하며 사외이사의 법적 의무를 살폈다. 그에 따르면 상법과 기타 법에서 이사에 감시의무가 있다고 명시한 규정은 없지만, 상법 382조에 따라 회사와 '위임관계'에 있는 이사가 민법에 의해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이 의무에 감시의무가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법률적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서 내부통제시스템 감독·감시에 대한 선관주의의무가 미흡했다고 판단되면 사외이사가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기업 실무를 담당하지 않는 사외이사 개인은 이러한 부담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적어도 사외이사로서 업무 수행 간 고의·중과실이 없었음을 스스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장 교수는 조언했다.
장 교수는 "아무리 정관에 (사외이사의) 면책규정을 두고 책임 보험을 들었다고 해도 고의나 중과실이 있을 경우 기업과 보험사가 여러분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이사회에 열심히 참석해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이사회 결정에 불만이 많다면 자기 소수의견을 의사록에 남겨 달라거나, 비록 감시를 못했어도 감사 부서에 (자료를) 요청하고 업무를 했다는 것을 나타낸다면 중과실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