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월세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향후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택 인허가 감소와 임대차 2법 영향으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한 데다 일부 시중 은행이 전세자금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도권 임대차 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53.4%로 나타났다. 해당 비중은 올해 5월까지 51% 수준을 기록하다가 6월부터 두달 연속 53%를 웃돌고 있다.
서울 전체 월세지수는 사상 최고인 116.1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1.4포인트가 급등했다. 강북(한강 이북 14개구)이 115.9,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구)가 116.2로 집계됐다. 인천과 경기도의 월세지수 역시 각각 118.7, 119.3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통계는 중형(전용면적 95.86㎡)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월세 가격 변동을 지수화한 것이다.
월세 매물도 감소하고 있다. 아실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이날 기준 1만5340건으로 3개월 전(1만6692건)과 비교하면 8.1%가 감소했다.
임대차 시장이 월세의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시중 은행들이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에 대해 일괄 제한에 나서는 등 전세자금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월세 가격 상승과 월세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줄게 되면 결국 전세 수요가 우선적으로 보증부 월세 시장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실수요자들의 자금줄을 막는 효과로 인해 수도권에서 추가적인 주거 불안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