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작심 비판했다. 민주당의 입법폭주·탄핵소추안 남발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9월 정기국회만큼은 정쟁을 그만두고 민생 현안을 챙기자고 호소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민생입법 패스트트랙' 도입을 제안했다.
추 원내대표는 5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약 100일간의 22대 국회를 되돌아 보며 "정쟁과 대결로 얼룩진 부끄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문재인 정부까지 70여 년 동안 발의된 탄핵안은 총 21건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은 탄핵소추권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마구잡이로 내던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또 "이 대표의 대북송금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 대한 민주당의 보복용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며 "방탄용 표적 탄핵에 대한 준엄한 경고였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아직까지 사과 한마디 없다"고 꾸짖었다. 이어 "이 대표 사건 대부분이 민주당 내부 폭로로 드러났다는 사실을 잊으셨나"라며 "이 대표 수사 대부분이 민주당 정권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잊으셨느냐"고 되물었다.
추 원내대표가 이처럼 지적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로 응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거부권이 더 나쁘다", "검찰독재", "개원식에는 왜 불참했나"라고 소리 지르며 반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고성과 야유가 계속되자 민주당 의원들에게 "국민이 보고 있다. 견해가 다르더라도 오늘은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추 원내대표는 아울러 "그렇지만 한해 농사를 수확해야 할 정기국회마저 정쟁으로 헛되이 보낼 순 없다"며 "이번 정기국회만큼은 정쟁은 내려놓고, 산적한 민생경제 현안을 챙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아 붓자"고 호소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민생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하루빨리 구성하고 이와 함께, '민생입법 패스트트랙'을 도입하자"며 "이견이 크지 않은 비쟁점 민생법안을 따로 분류해서 신속하게 처리하는 장치를 도입하자"고 역설했다.
추 원내대표의 연설 후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저쪽은 우리와 협치가 안 되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를 이야기하는데 누가 이렇게 탄압하느냐"며 "검찰을 이용해 누가 이렇게 탄압하고 협치를 깨는지 한번 돌아봐야 되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기대는 하지만 얼마나 성과가 있을까"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