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우선 민주당은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날을 세웠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많은 국민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논두렁 시계 수사 2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고, 같은 당 김승원 의원도 "문 전 대통령과 전 정권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씌우고 상처 내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심 후보자는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현재 수사는 법원의 사법적인 통제를 받아 가면서 영장에 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 후보자는 검찰총장 지명 배경으로 김건희 여사 오빠인 김진우씨와 휘문고 동창이라는 배경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이고 서로 연락한 일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결론을 낸 것을 두고는 "3일 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데 후보자로서 구체적 의견을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 직책에 적격인지를 따져야 할 청문회가 검찰의 전(前) 정권 수사와 김 여사 사건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으로 흐르면서 당초 야당이 예고했던 심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다소 맥이 빠졌다는 평가다.
야당은 심 후보자와 가족의 재산 형성 과정, 검찰의 특수활동비 등을 단서로 공세를 펼쳤지만 이렇다 할 확실한 한 방이 나오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이 무리 없이 심 후보자를 검찰총장에 지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명은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가 끝나는 오는 16일 전후로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향후 전망을 두고 "검찰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이미 무조건 기소하겠다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걸로 보인다"며 "심 후보자는 총장이 된 뒤엔 '해당 사건에 대한 보고도 안 받았다' '사건에 관여도 안 했다'면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여사 사건에 대해서도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지금 이원석 총장이 정부·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여사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는데 거기에 발을 맞출 수 있는 인사로 심 후보자를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심 후보자와 함께 검찰총장 후보자로 물망에 올랐던 임관혁 서울고검장은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임 고검장 사의는 사법연수원 동기(26기)인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무리 없이 임명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