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이 ‘세계 4대 수출국 달성’을 목표로 힘차게 뛰고 있다. 2006년 2억5000만 달러(약 3357억원)에 불과했던 K방산 수출은 올해 사상 첫 200억 달러(약 26조8560억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2020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 단체) 전쟁 이후 각국은 국방비를 증액하며,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다. K방산은 수출 증가를 위해, 권역별·거점국 진출 전략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와 국영 방산그룹 PGZ가 공식 후원하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 2024’가 3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폴란드 중부 키엘체에서 개최된다.
1993년 시작된 MSPO는 폴란드 최대의 육·해·공 통합 방산 전시회다. 프랑스 파리 유로사토리, 영국 런던 DSEI 전시회 등과 함께 유럽 최대 방산전시회로 꼽힌다. 올해에는 전 세계 35개국 약 700개 업체들과 관계자 2만6000여 명이 참가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방산 수출전략 회의’에서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초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방산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해 수주 확대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4대 방산 강국’은 허황된 꿈이 아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한국의 세계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은 2.4%로 9위를 기록했다.
세계 방산 수출 시장은 미국(40%)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러시아(16%)와 프랑스(11%)가 위치하고 있다. 한국과 4∼8위인 중국(5.2%), 독일(4.2%), 이탈리아(3.8%), 영국(3.2%), 스페인(2.6%) 간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다.
한화오션이 2023년 10월 '제23회 국제 조선 및 해양 산업전'에 전시한 ‘장보고-Ⅲ(KSS-III)’ 모형 [사진=한화오션]
이번 MSPO는 달라진 K방산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전시회 주최 측은 지난달 1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국 방산이 2024 MSPO에서 최고의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제하의 글에서 한국을 ‘아시아의 거물(Asian tycoon)’로 평가했다.
폴란드는 유럽 진출을 노리는 K방산의 교두보다. 2022년 폴란드에 다목적 전투기 FA-50,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로켓, K-2 흑표전차 등 124억 달러(약 16조6519억원) 규모의 무기를 공급하는 내용의 기본계약을 맺은 K-방산 업체들은 올해 MSPO에서 다양한 무기를 선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방산 3사는 올해도 행사장에 통합 부스를 차리고, 최첨단 잠수함인 ‘장보고-Ⅲ(KSS-III)’ 등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이는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해군 현대화 사업 ‘오르카(Orka) 프로젝트’를 겨냥한 것이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해군이 운용할 잠수함 3척을 새로 도입하기 위한 사업으로, 사업 규모는 약 22억5000만 유로(약 3조3387억원)로 추산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화오션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 유럽의 잠수함 제조사들이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 해외사업단장은 “장보고-Ⅲ는 입증된 기술력과 뛰어난 성능으로 폴란드 안보환경에 최적화됐다”며 “폴란드 해군의 현대화에 따른 안보 강화와 현지화 기술이전을 통한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4세대 다목적무인차량(UGV) ‘HR셰르파’ 모형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은 4세대 다목적무인차량(UGV)인 ‘HR셰르파’를 전시했다. 우리 군에 2대를 납품한 적이 있지만 공개한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폴란드에 인도 중인 K-2 전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공급 기본계약을 맺은 뒤 그해 1차 계약을 통해 180대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하반기 양산에 착수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 소형무장헬기(LAH) 등 차세대 주력 기종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