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과 중국이 양국 관계 개선 흐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중 간 관계 회복에 방점을 찍겠다는 모양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최근 KBS에 출연해 시 주석 방한과 관련 "내년도 APEC 정상회의가 좋은 기회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같은 날 "중국도 예년과 달리 정상적 한·중관계 복원에 관심이 있고 상호 교류를 회복하면 언젠가 시 주석이 방한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또 마오 대변인은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서로 중요한 협력동반자"라며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4년 7월 마지막으로 방한한 이후 지난 10년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11월과 2015년 9월, 2016년 9월 등 세 차례,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과 2019년 12월 등 두 차례 각각 중국을 찾았지만 시 주석의 답방은 없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건 지난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대면이 유일하다. 다만, 시 주석 방한 전 윤 대통령이 중국을 찾을 가능성에 대해선 정부는 선을 그었다. 시 주석이 2014년 마지막으로 방한한 이후 한국 정상은 6번이나 방중했던 만큼, 외교관례상 시 주석 방한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중 양국은 지난 5월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각급의 고위급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6월에 차관급으로 격상한 한·중 외교·국방부가 참석하는 '2+2' 형식의 외교·안보대화가 열렸고, 7월에는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가 개최됐다. 같은 달 라오스에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이밖에 랴오닝성 당서기와 장쑤성 당서기, 간쑤성 부서기 등 경제 협력을 위한 중국 지방정부 인사의 '릴레이' 방한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