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우동 전문 체인 '마루가메제면'이 인공지능(AI)을 통해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면담하는 활동을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7일 보도했다. 기술의 힘을 빌려 3만명의 전 직원들과 접촉을 늘려 기업 전체의 근무 의욕을 높이는 게 목표다.
도쿄 도내에 있는 마루가메제면 매장에서는 올해 봄, 점장과 아르바이트생 등 모든 직원들이 이틀에 걸쳐 본사에서 가져온 컴퓨터와 마주했다.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 'GPT-4'가 적용된 보보마루 군은 응답을 듣고 적절한 추가 질문을 이어갔다. 보보마루 군의 기반이 되는 AI 면담 시스템 '보보토우'는 일본 굴지의 광고회사 '하쿠호도'가 개발했다.
일반적인 웹 설문조사는 단조로운 대화로 끝나기 쉬워 답변하는 데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반면 보보마루 군과 같은 귀여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친근한 말투로 말을 걸어 직원들의 속마음에 다가가도록 했다.
AI와 면담에 응한 한 여직원은 "본사에서 이렇게까지 직원들을 신경 써주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마루가메제면을 운영하는 트리돌홀딩스(HD)는 직원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후 800여개 매장과 본사에서 근무하는 약 3만여명의 직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마루가메제면 매장은 테이블과 주방의 거리가 가까워 손님들에게 점원의 일하는 모습이 잘 보이는 형태로 돼 있다. 마케팅본부 직원은 "직원들이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는 것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중요한 요소"라고 닛케이에 전했다.
AI를 통한 인터뷰 결과는 개인별 보고서로 만들어 활용한다.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얼마나 높은지, 성장을 체감하고 있는지 등을 점포나 부서 단위로 수치화해 보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트리돌HD는 AI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근무 동기를 재인식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도에서 직원들로부터 "업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외식업계는 인력난과 구인난의 영향을 받기 쉬워 직원들의 정착은 외식 기업들의 공통된 과제다. 인구감소의 여파로 2040년 일본에서는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은 기존의 근로자가 더 많이 일하도록 만들거나 사람을 쓰지 않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외식업계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은 최근 방일 관광객 증가 등으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