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당일·익일을 넘어 주말까지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이커머스 업계 내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일요일·공휴일에도 택배를 나르는 주 7일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를 시작한다. 기존 주 6일이었던 배송 업무를 주 7일로 확대하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이 휴일 배송 승부수를 띄우면서 쿠팡 '로켓배송'과 주도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2021년 국토교통부에서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해 택배 운송사업을 시작한 뒤 매섭게 치고 올라와 롯데·한진·로젠을 밀어내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CLS 시장점유율은 2022년 말 12.7%에서 지난해 8월 기준 24.1%까지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CJ대한통운 점유율은 40%에서 33.6%로 하락했다. CJ대한통운은 '매일 오네'를 앞세워 CLS와 좁혀진 격차를 다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 주 7일 배송은 이커머스 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G마켓과 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체가 '매일 오네'를 통해 빠른 배송을 보장하면 쿠팡 이용자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동안 휴일 배송은 쿠팡처럼 자체 배송망을 갖춘 일부 플랫폼만 가능했다. 하지만 '매일오네'를 이용하면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체 물류 시스템 구축 없이도 주 7일 판매와 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
실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중국발(發) 이커머스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배송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가 초저가를 내세우지만 배송은 수일씩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는 올해 4월 '네이버 도착보장'을, 롯데온도 같은 달 '내일온다' 전용관을 마련해 당일·익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CJ대한통운 측은 소비자 혜택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커머스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업체 간 건전한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이 소비자 편익 증진을 비롯해 건강한 이커머스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