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을 맞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취임 후 1호 특위로 '격차해소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신임 원장에 개혁보수 성향 인사를 임명하는 등 당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야당의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 수용 압박 공세와 언제든지 재점화될 수 있는 용산 대통령실과의 당정갈등 이슈는 난제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격차해소위원회 위원장에 당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을 임명하고,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수도권 3선 출신인 유의동 전 의원을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는 "민주당 주장, 포퓰리즘적 정책을 배격하고 모든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25만원뿐 아니라 광범위하고 구체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 "단순한 약자와 동행 수준을 넘어서서 모든 국민이 다 행복하고 잘 사는 선진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 중요 목표점"이라고 강조했다.
여연 원장에 발탁된 유 전 의원은 경기 평택을에서 3선을 지냈다. 과거 친유승민계 인사로 분류되는 등 합리적 개혁보수 성향 정치인으로 알려졌고, 이준석·김기현 대표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정책통'이다.
이에 한 대표의 이번 인사는 정치 경험이 많은 참모를 확충하는 것과 함께 당의 개혁보수 색채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그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간첩죄 적용범위를 '적국(북한)'에서 외국으로 전환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부활 등도 강조하며 전통 지지층에 적극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 대표는 당내 입지를 다지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4선 이상 중진들과 릴레이 오찬을 했던 한 대표는 지난 19일 당 상임고문단과 시도당 위원장들을 만났다. 29∼30일에는 당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단합대회 성격의 연찬회도 예정됐다.
다만 언제든 재점화 될 수 있는 당정갈등은 한 대표 지도체제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특히 한 대표가 과거 언급했던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 수용'은 당정갈등의 뇌관으로 주목 받는다.
야권에서는 한 대표에게 '본인의 말을 지켜라'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 대표가 특검안을 제시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대승적으로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특검법 자체에 매우 부정적인 기류이기에 한 대표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한 대표는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는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를 놓고도 대통령실, 친윤의원들과 잡음이 있었고, 윤 대통령의 사면권 영역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내비치며 대통령실과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용산에서는 특검법을 반대하는 게 맞고 의원 다수도 아직 부정적"이라며 "공수처 수사결과가 언제 나오는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공수처 파견 검사들의 임기나 수사 상황을 고려하면 수사 결과는 9월쯤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