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가 경기도 상권을 두고 치열한 선점 경쟁을 펼친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밀집된 경기 지역 패권을 잡아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오는 29일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간판을 바꿔단다. 4년간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스타필드마켓’으로 같은 날 재탄생하는 이마트 죽전점과 함께 신세계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타운의 시너지를 활용해 경기점을 경기 남부 상권 1등 점포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 2007년 개점한 경기점은 줄곧 경기 남부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장한 이후 정상 자리를 내줬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월 수원 상권 핵심이었던 롯데몰 수원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새 간판 ‘타임빌라스’로의 새출발을 알렸다. 경쟁사 대비 부진한 쇼핑몰 사업을 살리기 위해 이름에 롯데를 떼고 쇼핑몰과 백화점의 특징을 결합한 ‘컨버전스형 쇼핑몰’을 선보인 것. 타임빌라스 수원은 입점 브랜드, 식음료(F&B)매장, 팝업 스토어 등을 확대해 스타필드 수원 등 상권 내 쇼핑몰보다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동점과 판교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의 주요 점포에 2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해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을 전했다.
실제 현대백화점 중동점은 올해 재단장을 본격화했다. 20년 만의 리뉴얼을 통해 지난 4월 식품관을 새단장 오픈한 데 이어, 해외패션과 영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이처럼 백화점업계가 경기 상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은 해당 상권이 가진 ‘시장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경기 지역은 다른 지역 대비 지리적으로 서울 지역과 인접해 있으며 인구수도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경기 남부 인구는 서울에 육박하는 1000만명 수준이며, 근처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사업장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소비 여력도 높다.
경기 지역 경쟁력은 매출로도 입증됐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오픈 5년 4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하며 최단기간 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고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건 판교점이 최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교나 분당 지역은 서울 못지않게 소득 수준이 높아, 유통업계에서 고객 유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며 “인구 성장세와 교통 환경 개선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유통업계에서 경기 지역 시장 매력도는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