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에서 저가 아파트 물건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기 지역의 2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 물건에 시세 차익을 노리는 소액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지역의 감정가 2억원 이하 아파트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의 비율, 낙찰가율)은 85.9%로 나타났다. 매각율(경매 건수 대비 매각 건수 비율)은 52.3%로, 2억원 이하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서 절반 가까이 팔린 셈이다.
지난달 경기 지역의 감정가 2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 물건 당 평균 응찰자 수는 9.7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에는 경기 지역의 감정가 2억원 이하 물건 당 평균 응찰자 수는 8명이었는데, 지난달엔 1.7명이 더 증가한 것이다.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낙찰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달 경매 물건으로 나온 경기 평택시 서정동 '세경' 아파트 전용면적 54㎡ 1가구는 응찰자 19명이 몰려 감정가 1억2400만원보다 4121만원 높은 1억6521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3.20%에 달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같은 면적은 지난 4월 1억9500만원에 거래 됐다. 아파트가 위치한 곳은 1호선 송탄역 인근으로, GTX가 예정돼있는 평택지제역과 1정거장 떨어져 있어 교통 호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단 한번도 유찰되지 않고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낙찰된 데에는 이 같은 교통 호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도 경기 지역은 서울보다 경매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취득세 중과 등 금융 부담이 적은 저가 아파트로 투자자와 더불어 실수요자까지 몰리면서 매각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 지역의 아파트 경매 매각율은 45.85%로 집계됐다. 경매 진행 건수는 253건, 매각건수는 116건이다. 반면 경기 지역의 아파트 경매 매각율은 51.99%로 집계됐다. 경매 진행건수도 602건으로 서울보다 137% 많았고 매각 건수도 313건으로 서울보다 169% 많았다.
전문가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경매 시장에도 반영된 결과라고 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시세 차익 기대감이 반영되는 곳이 부동산 경매"라며 "저렴한 시세가 많은 경기지역, 그리고 2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로 경쟁이 몰린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