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오는 26일 국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총장은 "법치주의 기반을 침해한다"며 불출석 배경을 전했다.
23일 이 총장은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입장문을 언론에도 전했다.
이 총장은 입장문에서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진행 중인 수사에 관하여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입법권의 한계를 넘은 것"이라며 "사법을 정쟁으로 끌어들여 법치주의의 기반을 침해하는 것이라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 출석해 범죄 수사 및 소추에 관해 구체적으로 증언할 경우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수사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 검찰의 준사법적 기능이 저해되며 정치적 중립성은 훼손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진행 중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 총장에게 증인 출석을 요구하면서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상황과 수사팀의 대면보고 내용 △수사에 대한 외압 여부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인사이동에 관한 견해를 밝히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관한 내용임이 명백해 법령 취지와 헌법적 관행에 따라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존중하는 헌법과 법령 취지에 따라 총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이외에는 국회에 출석하지 않아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 16일 국회가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당시에도 "온당하지 못한 처사"라며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 총장이 불출석을 결정한 것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패싱'을 당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앙지검이 지난 20일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김 여사를 조사하면서 이 총장에게 사후보고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서는 이 총장이 국회에 출석해 이번 사건을 설명해주길 바라고 있다.
다만 이 총장이 이번 사건을 다시 언급하면 현재 갈등을 봉합하는 수순인 검찰 입장에선 검찰 내 갈등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해석이다.
때문에 이 총장이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해 불출석을 국회에 통보함과 동시에 언론에 사유서를 제출한 것은, 검찰 내 갈등 논란을 키우고 싶지 않다는 의중이 깔린 배경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