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트럼프의 재선 성공이 유력해지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갈팡질팡하는 외국인 움직임으로 코스피 지수는 연이틀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7포인트(0.18%) 상승한 2866.09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0.03% 오르면서 출발한 뒤 장중 등락을 거듭하며 전날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방향성 없이 움직였다.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4만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에 거래를 마친 것과 대비된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1.15%), SK하이닉스(1.30%), 삼성바이오로직스(0.61%), 현대차(2.23%), 기아(2.42%)는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3.35%), KB금융(-1.87%), 포스코홀딩스(-3.37%)는 하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추진될 규제 완화, 외교·방위 정책 등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일부 업종·테마주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방산주와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암호화폐 관련주, 삼부토건, HD현대건설기계 등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가 올랐다.
전 거래일 하락 마감했던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와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주는 반등했다. 반면 한전산업,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등 급등했던 원전 관련주는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에코프로머티 등 이차전지 종목은 모두 연이틀 하락했다. 이차전지주는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통해 강화한 친환경 정책으로 주목받은 수혜주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공약으로 IRA 폐지를 앞세우고 있다.
하루 앞서 전일 대비 소폭 상승한 코스닥은 13.27포인트(1.56%) 하락한 839.61로 마감했다. 개인이 1738억원어치 순매수하는 사이 외국인이 916억원, 기관이 70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5.76%), 알테오젠(-1.97%), 에코프로(-5.44%), HLB(-3.06%), 삼천당제약(-1.41%), 셀트리온제약(-0.83%), 엔켐(-4.44%), HPSP(-1.82%) 등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리노공업(1.25%)과 클래시스(0.40%)만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종목별 손익 계산에 따른 거래가 이어지며 보합을 보였지만 거래량이 적지 않은 수준이며,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 반영이 마무리된 후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닥은 이차전지주와 K-컬처를 주도한 소형주 등 하락 영향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상상인증권은 "화석 에너지 탐사·개발, 관련 인프라 설계·조달·시공(EPC), 교통·운송, 방위산업, 원자력 발전, 금융업과 암호화폐 관련 분야가 트럼프 재집권 시 정책 수혜 가능 산업·테마에 해당한다"며 "바이든 집권기 수혜주인 친환경 밸류체인 전반은 상당한 수준으로 주가 역풍·부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