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은 '국장'(국내 증권시장)에서 '미장'(미국 증권시장)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역대 최대치인 115조원대로 확대됐고, 중개형 ISA에서도 해외 ETF의 비율이 국내 ETF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향후 국내 투자 문화를 이끌어갈 대학생에게서도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대학생 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투자 동향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72%가 '해외 주식에 투자 중'이라고 답했다.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미국(86%)이었고, 일본(5%)·중국(3%)이 그 뒤를 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 증시의 성과 부진이다.
해외주식으로 나가는 자금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기업의 가치와 가계의 자산을 국부라고 가정할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것, 우리나라 기업 주가가 낮게 거래된다는 것은 그 기업이 외국인에게 헐값에 팔릴 수도 있다는 것 아닐까.
마음만 먹으면 외국인 입장에서 시가총액 3000억원 규모의 A 기업을 1억 달러로 매입하여 50%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정부도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세제 개편을 추진하며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문제는 이를 위한 국회 법안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세제 개편 외에도, 미국과 비교해 부진한 성과,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불법 공매도, 부족한 주주환원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숙제들이 해결되어야 국내 증시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신뢰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