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내년도 설비 투자를 최대 14% 늘릴 것이라고 연합보·징지르바오 등 대만 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내년 양산에 돌입하는 2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공정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더 많아, 관련 장비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업계는 TSMC의 2025년도 설비투자 금액이 올해 280억∼320억 달러(약 38조6000억∼44조1000억원)에서 12.5∼14.3% 늘어난 320억∼360억 달러(약 44조1000억∼49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22년 362억9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대만 업계에서는 TSMC의 2나노 공정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TSMC의 2나노 공정을 가장 먼저 채택한 애플 외에도 여러 고객사들이 2나노 공정 채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장비 설치에 들어간 북부 신주과학단지 바오산 공장(4곳)과 현재 건설 중인 가오슝 공장(2곳) 외에도 남부과학단지 등 대만 전역에 최소 8개의 2나노 라인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TSMC는 내년 2나노 양산을 앞두고 바오산 내 4곳 공장을 대상으로 장비 설치에 순차적으로 들어갈 계획이며, 가오슝 공장에는 빠르면 내년 3분기에 장비 설치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남부과학단지에도 2나노 공정을 배치하게 되면 이 공장은 내년 말~2026년에 양산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와 관련해 TSMC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었다.
한편 대만 증시에서 TSMC의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65.69% 뛰었고, 기업가치는 약 10조 대만달러 증가했다. 이날 TSMC 주가는 0.21% 오른 968.00대만달러에 마감했다. 월가는 TSMC 주가가 1080~1160대만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