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떠오른 '나경원·원희룡 연대설'이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에 맞설 대항마로 급부상 하고 있다. 범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등에 업은 두 후보의 표가 하나가 되면 전당대회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다음 달 23일 열린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8일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을 치르는데 1강 주자를 제외한 후보들이 연대하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연대설을 일축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저도 이야기를 들었지만 선거가 시작도 하기 전에 무슨 연대 단일화를 이야기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앞서 원 전 장관은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을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께서 나 의원과 서로 척지지 말고 방향, 생각, 정치 경험 등 공통된 부분이 많으니 잘 협력하고 힘을 합쳐 가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후보의 연대를 놓고 친윤계에서는 결선투표에 대비한 포석을 깔아두려는 의도도 포착된다. 친윤 인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에서 "지지그룹이 중첩되고 같은 경향을 갖는다면, 결선투표 상황이 도래했을 때 한동훈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두 후보의 지지율은 올라간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이어 "현 단계에서는 원 후보가 상당히 앞서 있기 때문에 그것을 위한 전략적 접근도 같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이 연대를 한다면 '한동훈 대항마'로서의 효과는 클 것"이라며 "그러나 나 의원의 경우 과거 3.8전당대회 불출마를 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연대에 쉽게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나 의원, 원 전 장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상현 의원 등 전당대회 출마자들을 최종 확정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당대회 후보신청자에 대한 자격심사를 거친 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