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예정된 ‘경영전략회의’를 기점으로 SK그룹의 대대적인 ‘리밸런싱(재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도 큰 폭 축소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에코플랜트는 건축·플랜트사업 외에도 태양광, 폐기물 등 사업에 지난 4년간 수조원을 투입해왔다. 지금에와서는 SK이노베이션, SK지오센트릭, SK E&S 등과의 중복투자는 물론 효율성, 수익성 측면에서 마이너스라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경영전략회의 이후 진행될 전사차원의 리밸런싱에서 SK에코플랜트의 사업 규모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SK에코플랜트 산하에 있는 태양광 발전 및 에너지 법인과 폐기물 처리업 법인을 정리해 왔다.
SK그룹의 투자전문기업 겸 지주사인 SK(주)는 올해 1분기에만 29개의 연결대상 기업을 제외했는데 초포태양광, 티에스에너지, 검바위솔라, 탑섭태양광, 솔라오션 등 에너지기업이 매각 대상이었다. 해당 법인은 모두 SK에코플랜트 관리하에 있는 기업들이다. SK그룹은 지난해에도 51개의 연결기업에 대한 매각·청산 또는 흡수합병을 진행했다. 특히 매각을 진행한 20여 개 연결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SK에코플랜트의 에너지 사업 부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작업은 그룹의 전사적 리밸런싱과는 별개로 사업의 종료 또는 법인 축소, 수익성 악화 법인 처분 동 법인 간의 통합 및 효율화가 원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은 재생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소규모 효율화를 진행했으나, 경영전략회의 이후에는 폐기물 사업은 물론 에너지 사업 전반에 대한 재편이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SK에코플랜트 내 폐기물 사업 부문을 분할 후 타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까지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부터 약 3조원을 투자해 민간 폐기물 소각 업체를 인수했다. 당초 SK는 폐기물을 활용한 친환경 사업 추진을 목표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으나 정부가 폐기물을 활용한 열에너지 생산을 친환경 에너지로 집계하지 않으면서 사업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됐다.
SK(주)를 포함한 그룹사들이 SK에코플랜트의 신사업에 대한 지급보증 및 자금대여를 하면서 그룹 재무구조가 악화한 것도 대규모 조직개편 필요성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11.17% 증가한 17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지분법 손실 등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은 336억원을 기록했다.
중복투자에 대한 지적도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진행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SK E&S가 수소, LNG(액화천연가스), 해상풍력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며,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은 폐기물 재활용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SK그룹에서 리밸런싱이 강하게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계열사들이 SK이노베이션, SK온, SK에코플랜트 등”이라며 “특히 SK에코플랜트의 경우는 회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지금에 와서는 타 계열사와의 중복투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말했다.